또 미뤄진 내년 달 궤도선 발사…이번엔 "기술 문제"
입력
수정
2020년→2018년→2020년 변경 뒤 2022년으로 재연기
사업계획 변경으로 예산도 167억 증액 필요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달 주위를 돌며 탐사임무를 수행할 달 궤도선 발사 일정을 2022년 7월 이내로 다시 연기한다고 밝혔다.작년 2월 궤도선을 내년까지 발사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계획을 재변경한 것이다.
사업 기간이 늘며 예산도 167억원(발사 84억원, 시험평가비·인건비 83억원) 정도 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정 변경은 기술적인 문제로 발생했다.달 궤도선의 중량은 애초 550㎏이 목표였지만 실제 설계하고 시험모델을 개발하면서 678㎏까지 늘어났고, 연구 현장에선 연료 부족으로 궤도선이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일부 연구진은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고, 현 설계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쪽과 대립하며 사업 지연을 빚게 됐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은 지난 6월 10일 성명에서 "중량 550㎏, 연료탱크 260ℓ의 기본설계로는 달 궤도선이 6개의 탑재체를 싣고 1년간 임무를 수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사업단장이 연구자들의 의견과 기술적인 근거들을 묵살하고 기존 설계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며 현장의 갈등 상황을 전했다.이에 유영민 전 과기정통부 장관은 7월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달 궤도선의) 중량이 늘어났으면 설계도 다시 해야 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도 달라져야 하고 시간도 늘어날 수 있다"며 "항우연 내부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일정 재검토를 시사했다.
이전에도 달 탐사 사업 일정은 수차례 변경돼 왔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는 달 궤도선을 2017년부터 개발해 2020년 발사하고 달 착륙선은 2021년부터 개발해 2025년 쏜다는 계획을 세웠다.당시 달 탐사 사업의 목표는 '기술 자립화'였다.
우주탐사에 필요한 전기 추력기 기술, 궤도 제어기술, 우주항법, 로버 기술, 심우주 통신 기술 등을 확보하려던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는 달 궤도선 발사를 2017∼2018년, 착륙선 발사를 2020년으로 계획을 5년 정도씩 앞당기도록 수정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른 것으로 애초 불가능하다는 지적과 함께 과학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을 초래했다.
이 계획은 문재인 정부에서 '원위치' 됐다.
작년 과기정통부는 달 궤도선 발사를 2020년으로 조정했고 달 착륙선의 경우 한국형발사체를 이용한다는 조건 아래 2030년 내 발사를 추진키로 했다.
이번 일정 변경은 정치논란에서는 자유로운 상태지만, '2022년 궤도선 발사'라는 새 목표를 이룰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에 확인됐듯이 우주개발에서 연구개발 과정의 난제로 계획이 수정되고 미뤄진 사례는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한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이번 변경안에 대해 "궤도를 변경한 게 가장 큰 문제인데, 기술적인 검토를 한 적이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변경안에 따르면 궤도선은 9개월은 타원궤도(100×300km)에서, 이후 3개월은 원궤도(100×100km)에서 운영된다.
원궤도(100×100km)에서만 운영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위원회는 임무궤도 최적화를 통해 임무기간 1년을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궤도 유지에 연료가 적게 드는 타원궤도를 9개월간 운영하면 원궤도만 이용하는 것보다 연료사용이 줄어 1년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이에 대해 최석원 항우연 박사는 "100×300km 궤도는 100×100km로 가는 과정"이라며 "(기술적인) 어려움은 낮다고 봐 달라"고 답했다./연합뉴스
사업계획 변경으로 예산도 167억 증액 필요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달 주위를 돌며 탐사임무를 수행할 달 궤도선 발사 일정을 2022년 7월 이내로 다시 연기한다고 밝혔다.작년 2월 궤도선을 내년까지 발사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계획을 재변경한 것이다.
사업 기간이 늘며 예산도 167억원(발사 84억원, 시험평가비·인건비 83억원) 정도 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정 변경은 기술적인 문제로 발생했다.달 궤도선의 중량은 애초 550㎏이 목표였지만 실제 설계하고 시험모델을 개발하면서 678㎏까지 늘어났고, 연구 현장에선 연료 부족으로 궤도선이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일부 연구진은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고, 현 설계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쪽과 대립하며 사업 지연을 빚게 됐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은 지난 6월 10일 성명에서 "중량 550㎏, 연료탱크 260ℓ의 기본설계로는 달 궤도선이 6개의 탑재체를 싣고 1년간 임무를 수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사업단장이 연구자들의 의견과 기술적인 근거들을 묵살하고 기존 설계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며 현장의 갈등 상황을 전했다.이에 유영민 전 과기정통부 장관은 7월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달 궤도선의) 중량이 늘어났으면 설계도 다시 해야 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도 달라져야 하고 시간도 늘어날 수 있다"며 "항우연 내부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일정 재검토를 시사했다.
이전에도 달 탐사 사업 일정은 수차례 변경돼 왔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는 달 궤도선을 2017년부터 개발해 2020년 발사하고 달 착륙선은 2021년부터 개발해 2025년 쏜다는 계획을 세웠다.당시 달 탐사 사업의 목표는 '기술 자립화'였다.
우주탐사에 필요한 전기 추력기 기술, 궤도 제어기술, 우주항법, 로버 기술, 심우주 통신 기술 등을 확보하려던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는 달 궤도선 발사를 2017∼2018년, 착륙선 발사를 2020년으로 계획을 5년 정도씩 앞당기도록 수정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른 것으로 애초 불가능하다는 지적과 함께 과학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을 초래했다.
이 계획은 문재인 정부에서 '원위치' 됐다.
작년 과기정통부는 달 궤도선 발사를 2020년으로 조정했고 달 착륙선의 경우 한국형발사체를 이용한다는 조건 아래 2030년 내 발사를 추진키로 했다.
이번 일정 변경은 정치논란에서는 자유로운 상태지만, '2022년 궤도선 발사'라는 새 목표를 이룰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에 확인됐듯이 우주개발에서 연구개발 과정의 난제로 계획이 수정되고 미뤄진 사례는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한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이번 변경안에 대해 "궤도를 변경한 게 가장 큰 문제인데, 기술적인 검토를 한 적이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변경안에 따르면 궤도선은 9개월은 타원궤도(100×300km)에서, 이후 3개월은 원궤도(100×100km)에서 운영된다.
원궤도(100×100km)에서만 운영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위원회는 임무궤도 최적화를 통해 임무기간 1년을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궤도 유지에 연료가 적게 드는 타원궤도를 9개월간 운영하면 원궤도만 이용하는 것보다 연료사용이 줄어 1년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이에 대해 최석원 항우연 박사는 "100×300km 궤도는 100×100km로 가는 과정"이라며 "(기술적인) 어려움은 낮다고 봐 달라"고 답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