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차기 총재에 불가리아 출신 게오르기에바
입력
수정
지면A32
IMF 사상 두 번째 여성 수장국제통화기금(IMF) 차기 총재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66·사진)가 사실상 확정됐다. IMF 집행이사회는 9일(현지시간) 게오르기에바를 최종 총재 후보로 올렸으며, 다음달 4일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EU 집행위 등 거친 경제학자
1953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태어난 게오르기에바는 카를마르크스 고등경제연구소(현 불가리아 국립 세계경제대)에서 경제학·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영국 런던정경대(LSE),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에서도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미시경제학 교과서를 집필한 경력도 있다.게오르기에바는 WB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주로 일했다. 동유럽 공산정권이 몰락한 직후인 1993년 WB 유럽·중앙아시아 환경 이코노미스트로 경력을 시작했다. 특히 환경 분야 연구를 오래 해 환경 경제학자로 불린다. WB 러시아지부장도 지냈다. 2010년 EU 집행위로 자리를 옮긴 뒤 예산, 인권, 국제협력 부문의 집행위원 등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EU집행위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게오르기에바는 2016년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의 뒤를 잇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유엔 사무총장에 밀려 낙마했다. 게오르기에바는 이후 2017년 WB로 돌아가 CEO를 맡아왔다. WB CEO는 총재 밑 6개 직위 중 하나다. 올해 초 김용 WB 총재가 돌연 사퇴하자 4월까지 총재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게오르기에바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의 뒤를 잇는 IMF 사상 두 번째 여성 수장이기도 하다. 동유럽 출신으로 남녀 통틀어 처음이다. 게오르기에바는 기후변화 대응, 여성의 노동 참여율 향상 및 불평등 해소 등 라가르드 총재의 정책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게오르기에바는 WB와 EU집행위에서 오래 몸담은 경험으로 구호와 위기 대응 등에 많은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다만 선진국의 재정 문제와 관련된 경험이 많지 않은 점은 흠”이라고 분석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