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號는 호화 유람선 아냐…동승하면 치열하게 노력해야"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서울대 채용설명회

"장남, 어려운 일부터 배워야
경영권 승계는 먼 훗날의 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사진)이 이 회사에 입사한 장남을 두고 “가장 어려운 것부터 시작하는 게 일을 배우는 순서”라며 경영권 승계 등은 먼 미래 이야기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의 장남 동윤씨는 지난 4월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지난달 강북센터지점으로 발령받아 신입사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10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가 끝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가 동기들과의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면 좋은 일”이라며 “그에 대한 평가나 경영권 승계는 먼 훗날의 일”이라고 설명했다.한국투자증권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이끄는 김 부회장은 2003년부터 17년째 신입사원 채용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김 부회장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원양어선을 탄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암컷 명태 한 마리에 명란젓을 만들 수 있는 알이 60g 나오는데, 이걸로 450t을 채우라는 목표를 받고 놀랐지만 결국 모두가 해내더라”며 “원양어선에서 치열하게 사는 분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을 여러 종류의 배에 비유하며 “한국투자증권이라는 배에 타면 치열하게 경쟁하고 노력해야 하겠지만, 대신 목표를 향해 함께 뛰는 동료들이 있다”고 비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안락한 호화유람선이 아닌, 치열하게 경쟁하고 노력해야 하는 곳”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수익 5조8804억원에 영업이익 5186억원, 순이익 4080억원을 내며 국내 증권사 중 최선두권을 달렸다. 김 부회장은 “우수한 실적은 고객 만족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고객에게 파는 상품 구조를 짤 때 고위험 부분은 회사가 먼저 투자해 손실 위험을 더 크게 지려는 노력 등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대졸 공채 신입으로 100명가량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