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 '反조국 연대' 결성…해임건의안·국정조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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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당 '조국 파면연대'로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가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위해 공조하자’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맞서 ‘반문(反文·반문재인) 연대’라는 아젠다를 띄웠다. 조 장관 파면 추진을 고리로 야권 통합 논의에 불씨가 지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통합 '불씨' 지피나
손학규 찾아간 황교안
"조국 파면 국민연대 만들자"
손학규 "논의해보겠다"
유승민 "협력 안할 이유 없다"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세력의 힘을 모아 대여 투쟁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겨냥한 보수 대통합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한국당 외 다른 세력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부터 시작이다. 발 빠르게 움직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연대 제안은 최근 청문회 정국에서 당 지도부가 ‘조국 사태’ 국면을 효과적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당 내부 일각의 비판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을 막지 못한 만큼 이제부터라도 ‘반(反)조국’ 야권 연대를 주도해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가 꼭 필요한 상황인데 황 대표가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조 장관 퇴진을 명분으로 뭉쳐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황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손 대표를 찾았다. 황 대표는 “예정돼 있지 않았지만 그냥 왔다”며 손 대표와 4분가량 회동했다. 그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조국 아니겠느냐”며 “그 문제에 관해 뜻을 같이하는 정당이 힘을 합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황 대표의 제안에 “논의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합동 장외집회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이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릴레이 장외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손 대표 역시 매주 토요일 촛불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손 대표뿐 아니라 이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도 비공개로 만나 야권 단합 시도에 나섰다.
조 장관 퇴진을 고리로 한 야권 연대 추진이 보수 통합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국민 저항권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낡은 보수를 깨뜨리고 새로운 보수를 세울 수 있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이나 우리 당이나 이 문제(조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생각이 같고, 그렇다면 딱히 협력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두 정당의 원내 지도부는 해임건의안 통과를 위한 ‘표 계산’을 거듭하며 제출 타이밍을 고심 중이다. 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은 준비돼 있고 언제든지 제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제출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우선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해임건의안이 제출되면 72시간 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본회의에서 표결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는 오는 17~19일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