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60대, 실종 9일 만에 극적 구조…"건강 이상 없어"

전북 전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됐던 60대가 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가족 품에 안겼다.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A(61)씨는 10일 오후 3시 20분께 전주시 완산구 고덕산 정상으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는 등산로가 아닌 경사가 가파르고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경찰은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영양 부족 외에 건강에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A씨는 "등산을 하다가 길을 잃었다. 험한 길로 잘못 들어서서 오 가지 못하고 이곳에 계속 있었다"며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버텼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으며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뒤 귀가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2일 오전 7시께 자택을 나와 평소 즐겨 찾던 고덕산으로 향한 뒤 연락이 끊겼다.

3시간 뒤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자 아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날부터 매일 200∼300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여왔다. A씨가 평소 등산을 즐긴다는 가족 진술에 따라 등산로 양옆 50∼100m를 수색 범위로 설정했다.

권미자 완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제발 살아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모든 인원을 동원해 A씨를 찾아다녔다"며 "극적으로 A씨가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기쁠 뿐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