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도울 검찰개혁 추진단장에 '검찰과의 전쟁' 공약한 황희석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하루 만에 설치를 지시한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의 단장에 과거 선거 과정에서 ‘검찰과의 전쟁’을 공약했던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53·사법연수원 31기)이 발탁됐다. 황 국장은 비(非)검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검찰 출신들이 독점하던 인권국장 자리에 2017년 임명된 인물이다.

법무부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 등을 맡는 지원단 단장에 황 국장을 기용했다고 10일 밝혔다.황 국장은 오랜 기간 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하며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에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주장했다. 2012년 한 언론 기고문에서 검찰을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폭군이나 마구잡이로 먹어치우는 괴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황 국장은 2012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서울 강동갑 예비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이때 그의 선거 포스터에 ‘검찰과의 전쟁’, ‘검찰개혁의 신’ 등 문구가 적혀 있어 화제가 됐다. 황 국장은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법률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경남 함안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황 국장은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민변에서 용산참사 철거민 변호인단과 중소상인 살리기운동 법률지원단장 등을 지냈으며, 2010~2011년에는 대변인과 사무차장도 역임했다. 주로 재야에서 활동하던 그는 2017년 ‘법무부의 탈검찰화’ 기조를 내세운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에게 발탁돼 법무부에 입성했다. 법조계에서는 그가 조 장관과 보조를 맞춰 향후 검찰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