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왕좌 내준 '중국 K-뷰티'…'광군제' 공략 사활
입력
수정
상반기 J-뷰티 점유율, K-뷰티 앞질러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일본산에 밀려 결국 시장 점유율 1위 왕좌를 내줬다.
K-뷰티 '다크호스' 클리오·네오팜 출격
'광군제' 성적표 내년 시장 판도까지 영향
하반기 중국 최대 대목인 광군제에 사활을 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군제 공략 성적표가 내년 업황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어서다. 업계는 '다크호스' 신제품을 내세워 중국 왕좌 탈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11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수입액 기준 국가 순위는 한국이 일본에 이어 2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 것. 일본이 1위로 17억달러(한화 약 2조274억원), 한국 15억7000달러(한화 약 1조7887억원), 프랑스 15억1000달러(한화 약 1조7887억원)순이다. 프랑스와의 격차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K뷰티가 J뷰티보다 수입액 증가율이 둔화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브랜드 파워 자체가 약화됐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브랜드 중심으로 J뷰티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고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그는 "오는 11월 열리는 광군제 실적에 따라 올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국가별 위치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 6·18온라인쇼핑 페스티벌의 티몰국제관 국가별 판매액의 국가 순위도 일본, 미국, 한국, 호주, 독일, 프랑스 순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K뷰티의 1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바꿀 방안으로 중소업체의 약진을 꼽는다. 실제로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화장품 시장 특징 3가지를 정리하면서 중소업체인 클리오와 네오팜을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LG생활건강과 네오팜처럼 기존 브랜드 호조로 시장 기대치 부합하는 실적이 지속 가능한 업체들이 있는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애경산업처럼 브랜드력 약화 등으로 감익이 불가피한 업체들도 있다"며 "클리오는 전년도 투자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실적 턴어라운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지난해 신규 투자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히트 상품까지 내놓은 클리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업체가 운영중인 '클리오', '페리페라', '구달'이 다 같이 성장하고 있어 클리오라는 브랜드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게다가 신제품 '킬커버광채쿠션'과 '프로아이팔레트', 구달의 '비타C세럼'은 히트 제품으로 매출 견인 효과가 뚜렷하다. 이같은 결과로 클리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기대치를 크게 넘어서는 5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클리오는 앞으로 중국 진출에 더욱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클리오의 중국 온라인 매출은 그동안 티몰 글로벌을 통해서만 발생했지만 올해는 티몰 내수가 추가됐다.광군제를 통해 중국 현지 법인 사업 규모를 한 단계 올린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주력 제품은 국내 히트 상품 클리오의 프로아이팔레트과 XP쿠션 등이다. 위생허가가 문제도 해결됐기 때문에 왕홍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네오팜도 마찬가지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오팜의 4대 주력 브랜드인 아토팜, 제로이드, 리얼베리어, 더마비는 꾸준한 성장을 보이며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온라인·홈쇼핑 전용 신제품 출시와 신규 브랜드 2개 론칭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업체도 중국 마케팅 확대로 수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중국은 현재 티몰과 타오바오 위주로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JD(징둥닷컴)까지 유통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JD에 입점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리쟈치, 웨이야 등 슈퍼 왕홍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샤오홍슈 안에서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전했다.성신여자대학교 뷰티생활산업국제대학 학장인 김주덕 교수는 "중국에서 K-뷰티의 위상이 전과 같지 않지만 그래도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신뢰성은 여전히 높다"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대형 업체들뿐만 아니라 중소 뷰티업체들이 선전해야 중국 시장에서 K-뷰티가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