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추석 해외여행…일본행 40% 급감 결정타

인천공항공사 "일본 여행 불매운동 영향"
중국 미주 유럽행 '풍선효과' 상승세
2019년 8월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한 항공사 수속 카운터가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외여행객 유치 1·2위 업체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달에만 전년 동기 대비 70~80% 급감했다. 사진=연합뉴스
12~15일 추석 연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하는 국내 여행객 수가 지난해 추석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 불매'(재팬 보이콧) 영향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지난해 대비 40% 이상 급감한 게 결정타다. 풍선효과로 중국과 미주 여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표한 '2019년도 추석 연휴 출국여객 예측치(일평균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일본행 여객은 43.3% 급감했다.반면 중국과 미주행 여객은 각각 7.9%, 7.3% 증가했다.

이는 연휴 기간 항공사 별 항공편 예약 정보 등을 종합 추산 결과다.

일본행만 따로 놓고 보면 이날부터 15일까지 5일간 일평균 일본노선 여객은 1만129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만9929명 보다 43.3%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전달인 8월에만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일본 이용객은 전년대비 20% 가까이 급감했다. 8월 한달 인천공항-일본노선 국제여객수는 96만8686명으로 전년(120만3835명)보다 19.5%(23만5149명) 줄었다.

반면 중국과 미주, 유럽노선을 이용하는 여객은 늘었다.

중국행 여객은 일평균 1만9247명으로 지난해(1만7843명)보다 7.9% 상승했다.미주지역도 올해 8161명으로 지난해(7603명)보다 7.3% 증가했다.

유럽지역 노선 역시 올해 1만453명으로 지난해(9983명)보다 4.7% 증가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2019년 8월 4일 부산에서 대마도로 향하는 한 여객선 좌석이 텅 비어 있다. 좌석 440석을 보유한 이 여객선은 휴가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저조해 출발 전일까지 왕복요금을 2만대까지 할인판매했으나 탑승률 30% 내외에 그쳤다. 현지 매체인 나가사키 신문은 지난달 31일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대마도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여름 성수기 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동남아행 여객은 이번 연휴 동안 지난해 일평균 2만6899명에서 올해 2만6571명으로 1.2% 줄었다.종합적으로 보면 이번 연휴 동안 인천공항 이용객은 일평균 18만1233명, 연휴 전체로는 90만6156명에 그칠 전망이다. 전년도 일평균 이용객 18만7116명 대비 3.1% 감소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추석은 예년 명절에 보다 연휴가 짧고,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인천공항을 통한 출국자 수가 예년에 비해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추석 연휴 기간을 특별 교통 대책 기간으로 지정해 특별 근무 인원 70명과 안내 요원 370여명을 배치한다. 또한 혼잡 완화를 위해 출국장을 조기에 개장하고 연장 운영하는 것은 물론 출국 시 기내 반입 금지물품을 잘못 소지해 검색이 지연되지 않도록 '기내반입 금지물품 보관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