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7조원 '통큰 베팅'…美 최고급 호텔 15개 쓸어담았다
입력
수정
지면A2
미래에셋, 美 주요 도시 호텔 인수
단일 부동산 투자론 '역대 최대'
수익형 자산에 집중 투자
관광산업 잠재력에 베팅

“관광산업에 미래 있다”박 회장의 투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관광 서비스업’과 ‘수익형 자산’. 이 둘의 접점을 ‘호텔’ 사업에서 찾고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투자 역시 미국 관광시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미국은 실업률 3%대로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하면서 소비지출과 내수 관광 수요가 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국의 관광 관련 산업은 지난 10년간 4%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이 가운데 호텔업은 연간 6% 수준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저성장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의 자산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현금이 나오면서 자산가격 상승이 반영되는 핵심 부동산을 확보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철저하게 지속적인 일드(수익)를 창출하는 우량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높은 수익만 좇는 익숙한 투자보다는 불편하고 힘든 의사결정이 되더라도 글로벌 분산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유럽과 일본 등의 오피스 자산은 오랜 기간 저금리로 자산 수익률이 낮아져 불황에 민감해졌다. 반면 우량 호텔은 다르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최고 입지의 명성이 높은 고급 호텔은 불황을 이길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부동산에 과도한 투자 지적도
일각에선 미래에셋그룹의 포트폴리오가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려 있는 가운데 추가로 수조원 단위의 인수를 결정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환경에 큰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의 주요 지분투자 자산도 프랑스 파리의 마중가타워,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 건물 등 부동산이 대부분이다. 투자 대상을 주요 해외 기업 지분과 인프라 자산 등으로 다양화하는 게 과제라는 지적이다.
이현일/오형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