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내가 아파서 맡긴 것" vs 증권사 직원 "정 교수가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PC를 반출한 것에 대해 "일하기 위해 PC를 반출했는데 몸이 아파서 증권사 직원이 맡고 있었다"고 발언한 것이 허위 답변이 아니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조 장관은 6일 인사청문회에서 증권사 직원 김 모씨 차 트렁크에서 정 교수의 컴퓨터가 발견된 것에 대해 "몸이 안 좋은 아내가 부산 다녀오는 동안, 운전해 준 한투 직원에게 맡겨놓은 것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조 장관은 PC반출 이유를 묻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제 처가 (영주로) 출근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서 영주 연구실에 있는 PC를 가져온 것"이라며 "지금 여러가지 언론 취재 (등으로 인해) 난감한 상태라서 본인도 자기 연구실 PC 내용을 봐서 점검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아내가) 몸이 너무 안 좋은 상태라서 한투 직원이 운전을 했고, (반출)하고 난 뒤에 제 처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아내가 한투 직원에게) 돌아올 때까지 좀 가지고 있으라고 그랬다"고 했다. 이어 "서울에 귀경하고 난 뒤에 (두 사람이) 만났고, 검찰에서 연락이 와서 그걸 그대로 임의제출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집에서 쓰려고 가져왔다면서 왜 김씨의 트렁크에 뒀다가 (검찰에) 내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집에서 일을 하려고 가져왔다고 하는 그런 취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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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과정을 수사하던 검찰은 김 씨의 휴대전화를 2차례 압수수색했고, 정 교수와 김 씨 간에 이런 내용의 대화가 담긴 문자 메시지와 통화내역 등을 입수했고 하드 구입 내역이 담긴 정 교수의 카드 영수증도 확보했다.

김 씨는 정 교수 자택과 연구실 PC 등을 빼돌린 것과 관련해 '정 교수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교수의 연구실 PC와 교체한 자택 PC 하드디스크 등을 모두 확보하고 해당 PC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었는지, 교체한 이유가 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조 장관은 "PC교체를 알고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지도 않았는데 최순실 때 태블릿 PC에 해당하는 자택 PC 하드를 검찰이 입수했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검찰에서도 심봤다는 탄성이 나왔을 것이다"라며 "정권에서 아무리 조직적으로 증거를 감추려해도 진실은 수면 위로 떠오른다. 문재인 정권은 최순실 사건을 겪으면서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조 장관 부인인 정 교수의 동양대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기 약 일주일 전, 정 교수는 수년간 자산 관리를 해 온 김 씨에게 "하드 디스크를 세 개 사오라"고 지시했다.

그런 뒤 "집 컴퓨터 두 대와 동양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씨는 집 컴퓨터들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지만 동양대 하드는 규격이 달라 바꾸지 못하고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정 교수는 잇따라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사모펀드 관련 의혹들에 대해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수사관계자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이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언론도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당사자에게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하고, 답변하지 않으면 마치 확정된 사실인양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형사사법절차를 통해 가려져야 할 진실이 일부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그 과정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이나 반론권은 무력화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정상적인 수사 공보조차 곤란할 정도의 수사보안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면서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