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절벽' 현실로…대기업 10곳 중 3곳 "채용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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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조사대기업 열 곳 가운데 세 곳가량이 올해 신입 및 경력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중 무역 분쟁, 한·일 갈등 등으로 대외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의 골마저 깊어지면서 대기업들까지 ‘몸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악화·인건비 부담 등 영향
17%만 "올해 고용 늘리겠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9년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경력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이 33.6%에 달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17.5%에 그쳤다. 절반가량(48.9%)은 작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채용 감소’는 9.0%포인트 늘었다. ‘증가’와 ‘비슷한 수준’은 각각 6.3%포인트, 2.7%포인트 줄었다.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131개사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다.
채용 축소 계획을 밝힌 기업들은 경기 악화(47.7%), 회사 내부 상황의 어려움(25.0%),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5.9%)를 이유로 꼽았다.반면 확대 계획을 내놓은 기업들은 미래 인재 확보(43.5%),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 상황 개선(26.1%),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족한 인력 충원(8.7%),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으로 인한 업황 회복 기대(8.7%) 등을 이유로 들었다.
대졸 신입 직원 채용 계획도 비슷했다. 응답 기업의 31.3%가 지난해보다 채용 인원을 줄일 계획이라고 했다. ‘늘리겠다’는 곳은 13.7%였다. 55.0%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채용 감소’는 7.5%포인트 늘고, ‘채용 증가’는 5.1%포인트 줄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한 대졸 직원 중 이공계 비중은 56.9%로 나타났다. 여성은 20.5%였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을 일정 비율 뽑는 기준을 마련한 곳은 4.6%에 불과했다. 기준 도입을 고려 중인 기업은 14.5%였다.인턴사원 채용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42.0%에 달했다. 이들 기업 상당수(81.8%)는 ‘정규직 전환가능 인턴제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신규 채용 때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곳도 11.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0.7%는 ‘도입 계획이 있다’고 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롯데 CJ SK 등은 직무적합도와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 필요 인재 부합도 등을 구분해내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면접에서도 AI를 쓰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