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맥주시장 흔드는 셀처 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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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지방 낮춰 인기톡 쏘는 청량감과 은근히 취하는 4~5%의 알코올 도수. 맥주의 인기 비결이다. 만약 맥주의 장점은 다 갖고 있으면서 칼로리는 맥주의 절반 이하라면?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든 맥주가 미국의 셀처 비어다. 맥주를 좋아하지만 칼로리가 높아 걱정하는 미국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드 셀처 또는 셀처 비어로 불리는 이 술의 알코올 도수는 5% 내외다. 맥주에 비해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낮다. 다양한 맛과 향을 낸다. ‘클레멘타인&히비스커스’ ‘배&페퍼민트’ ‘패션프루트’ 등 조합에 따라 종류만 수백 가지에 이른다.지난해 알코올이 들어간 셀처 시장은 미국에서 전년 대비 169% 성장했다. 닐슨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약 4억8780만달러(약 6000억원)에 이른다. 셀처(seltzer)는 원래 독일에서 즐겨 마시는 맥아로 만든 탄산수다. 인공 탄산을 쓰지 않고, 미네랄도 첨가하지 않은 천연 음료다. 미국에는 유럽 이민자들이 소개했고, 여기에 알코올과 향을 첨가한 게 셀처 비어다. 글루텐과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다이어트족이 많이 찾았다.
기존 맥주회사들도 뛰어들었다. 밀러쿠어스는 ‘헨리스 하드 스파클링 워터’, 안호이저부시는 ‘본앤비브(전 스파이크드셀처)’를 내놨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는 화이트클로(사진)다. 레모네이드 회사인 마크앤서니블랜즈가 만들어 급성장했다.
올 들어 코로나는 셀처 브랜드 ‘리프레스카’를, 탄산수 브랜드 폴리는 수제맥주 양조장과 손잡고 ‘아크틱서머’를 내놓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셀처 비어가 음료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20대 여성이 셀처 비어 시장의 가장 주요한 소비자”라며 “캠퍼스와 여름 페스티벌은 물론 각종 파티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