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시설 영향 예측 어려워…공급원은 다변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정유사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까닭이다.

16일 국내 대형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과 원유공급의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유가 상승이 정유사 이익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제마진에 끼치는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것이다. 정유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통상 원유가격이 올라가면 석유제품의 가격도 따라 상승하며 정제마진이 늘어난다.

정유업계 다른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정제마진이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 계속 원유 가격이 오르는 형태가 아니라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정확한 피해 규모와 국제 관계자들의 대응에 따른 유가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이미 싱가포르거래소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19% 넘게 치솟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와 생산 차질 정도는 좀 더 기다려봐야 확인이 된다"면서 "유가 변동 폭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칼텍스 관계자 또한 "아직 공식적인 피해 규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원유가격 상승에 따라 나프타 가격이 오르게 되면 석유화학 등 관련 업계의 원가부담도 커진다. 국제유가가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달초부터 휘발유, 경유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도 잇다.

아람코 원유생산량의 절반 비중을 차지하는 이번 석유 생산시설 공습은 국내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사가 수입한 원유의 31.1%가 사우디산이다. 올들어 8월까지도 전체 수입량의 28.3%를 차지했다.

다만 정유사들은 원유 수급 차질 문제와 관련해 이미 원유 공급 다변화를 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나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로 원유 공급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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