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조국 장관으로 인정 못해"…교섭단체 대표연설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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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기국회 일정 합의 못해조국 법무부 장관의 정기국회 출석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로 17일부터 예정된 9월 정기국회 세부 일정이 파행을 빚을 조짐이다. 자칫 교섭단체대표 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의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출석할 국무위원 명단과 대정부질문 연기를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17~1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23~26일 대정부질문, 이달 30일~다음달 19일 국정감사를 실시하기로 지난 2일 합의했으며, 이날 3당 원내대표 회동은 세부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피의자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참석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이견이 있어서 이번주 정기국회 일정은 일단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추후 일정은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정부질문 등 줄줄이 미뤄져
야당은 조 장관이 장관으로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도 “조국 피의자 장관을 인정하지 못한다”고 했다. 야당은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감안해 대정부질문을 이달 26일 이후로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정해진 일정을 그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조 장관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부르지 말자는 야당 주장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부터 지금까지 조 장관과 함께해왔고 사법개혁에 대해 거는 기대가 있는데 장관을 부정하는 야당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오후 한 차례 더 회동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조 장관의 국무위원 자격을 놓고 여야 대치가 격화되면서 정기국회 전체 일정의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여야가 막판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당도 여론을 의식해 정기국회 전체 일정을 보이콧하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보이콧 가능성을 묻자 “보이콧의 문제가 아니라 합리적인 국회 운영을 위해 일정 연기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