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한국전력, 호주 바이롱 석탄 광산사업 '좌초'

한경DB
한국전력이 2010년부터 호주에서 추진해온 바이롱 광산 사업이 사실상 좌초됐다. 석탄광산을 직접 개발해 발전자회사 석탄발전소에 안정적으로 석탄을 공급하겠다는 한전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18일 호주 독립계획위원회는 한전이 2015년 제출한 호주 뉴스사우스웨일즈 주 바이롱 광산 개발사업 계획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개발허가를 불허한 것이다. 위원회 측은 이 같은 결정 이유에 대해 “광산 개발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지하수 오염 및 자연 훼손 등 장기적 환경 영향에 중대한 우려가 있다”며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의신청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결정을 뒤집기는 어려워보인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할지, 추가 보완 후 사업허가를 다시 신청할지, 사업을 아예 접게 될 지는 아직 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10여년간 추진해온 바이롱 광산 사업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석탄광산을 직접 개발해 발전자회사들이 운영하는 석탄발전소에 안정적으로 석탄을 공급하겠다는 한전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전은 2010년 호주 앵글로 아메리칸 사(社)로부터 4억 호주달러(한화 약 3000억원)에 이 광산을 인수했다. 탐사작업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에 약 7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전은 바이롱 광산에서 2021년부터 40년간 연 350만톤의 석탄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올해 2분기에만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이 해외 광산 개발 좌초로 또 다른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전은 바이롱 광산 개발을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발전자회사 5곳도 사업에 참여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