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역사의 증인, 사죄하라"…이용수 할머니의 외침

1천405차 수요시위…"공식사죄·전쟁범죄 인정·법적배상" 日정부에 촉구
"제가 역사의 증인입니다. 겪고 보고 당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저는 꼭 사죄를 받아야겠습니다."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91) 할머니는 1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천40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일본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시민들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겪은 고초를 설명하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전쟁 범죄 인정, 법적 배상을 촉구했다.

16살 꽃다운 나이에 군인에게 끌려갈 당시, 목적지도 모른 채 배를 타고 갈 때의 두려웠던 기억을 전하는 이 할머니의 목소리는 수십 년이 흘렀어도 생생했다.감정이 북받쳤는지 이따금 말을 잇지 못한 채 지그시 눈을 감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은 강제로 (소녀들을) 끌고 가서 때리고, 성폭행하고, 죽이고 했는데 왜 '위안부'라고 이름을 지었냐"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역사의 산증인인 내가 있는데, 나는 한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면서 "나라 대 나라의 협상이라는 말이 무엇이냐"라고 꼬집었다.이 할머니는 "나는 일본에 직접 피해를 본 당사자지만, 여러분 역시도 (간접적인) 피해자"라면서 "지금까지도 뻔뻔스럽게 거짓말하는 일본 정부에 빨리 사죄받고 잘못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가 올해로 92세, 만으로는 90세인데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라면서 "여러분이 힘을 주면 아베에게 사죄받을 것이니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는 참여자들과 함께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 '전쟁범죄를 인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우리 정부가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개정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시행 첫날인 이날 정기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6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일본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무수히 많은 여성에게 저지른 반인권적인 성노예제 범죄에 대해 종전 75년이 지나도록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은폐,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역사를 부정하는 '완벽한' 국가란 존재할 수 없으며 역사를 지우려 할수록 오히려 진실이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회와 법적 배상을 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