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수사'에 밀렸나…형사사건 2년째 10만건씩 감소

법원 '2019 사법연감' 발표

檢 인지수사 1년새 1천건↓
고소·고발 사건도 처리 지연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소송 건수는 658만5000여 건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사건은 전년 대비 약 10만 건 감소한 데 반해 이혼사건은 3년 만에 증가했다.

18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소송 건수는 총 658만5580건으로, 2017년(674만2783건)보다 2.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형사사건은 2년 연속 약 10만 건씩 줄었다. 형사사건은 2016년 171만4271건에서 2017년 161만4463건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51만7134건 접수에 그쳐 전년 대비 9만7329건(6.02%) 줄었다

법조계는 형사사건이 큰 폭으로 감소한 원인으로 검찰의 인지수사 감소를 꼽았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등 검찰이 이른바 ‘적폐 수사’에 몰두하느라 민생사건 처리 등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3~2016년 매년 5000건을 웃돌던 검찰 인지수사 건수는 전임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취임한 2017년 3531건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2592건으로 줄었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적폐 수사에 사실상 ‘올인’하면서 체감상 형사사건 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경찰에 송치되는 도로교통법 위반 사건 등 민생범죄가 3년 새 20만 건 가까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이후 감소 추세였던 이혼소송 접수 건수는 3년 만에 다시 증가했다. 이혼사건은 △2015년 3만9287건 △2016년 3만7400건 △2017년 3만5651건으로 줄어들다가 지난해 3만6054건으로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사사건의 경우 전체 소송 건수는 줄었으나 항소심에 불복해 대법원을 찾은 비중은 늘었다. 지난해 민사사건 1심은 95만9270건, 2심은 5만8971건이 접수돼 전년 대비 각각 5.74%, 6.19% 감소했다. 반면 상고심 접수 건수는 2017년 1만5364건에서 지난해 1만9156건으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