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조국' 손잡은 한국·바른미래, 보수 통합엔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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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 요구서 공동 제출했지만‘반(反)문재인’ ‘조국 파면’을 기치로 한 야권 연대 결성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제안받은 ‘보수 동맹’과 관련해 단일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의 보수 연대 제안에
오신환 "통합과 연대 차원서
조국 문제 바라볼 생각 없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8일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단순히 (야권) 통합과 연대의 차원에서 조국 문제를 바라볼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과의 연대에 반대하는) 손학규 대표의 뜻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반조국 연대를 당 대 당 통합이나 더 깊은 단계의 연대로 확대 해석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반조국을 고리로 한 보수 야권 재편설이 나오는 데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이튿날인 지난 10일 바른미래당에 ‘조국 퇴진을 위한 국민 연대’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손 대표 등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조 장관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한국당과 힘을 합칠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조국 사태를 기화로 보수 연합을 꾀하는 것은 한국 정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은 “딱히 (한국당과) 협력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연대론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지난 16일 조 장관 고향인 부산에서 ‘조국 파면 부산시민 연대’를 발족했다. 뒤이어 양당 서울시·경기도당도 ‘조국 파면 공동 발표문’ 합의 직전까지 갔지만, 바른미래당 당권파 지역위원장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당내 분열이 가속화하는 마당에 보수 연대론을 꺼내 들긴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은 최근 우리공화당에도 조 장관 퇴진 요구 집회를 같이 열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놓고 양당 간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 지금으로선 연대가 가시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공동 명의로 조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정조사권이 발동되려면 국회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조사 요구서 통과를 위해 민주평화당 및 대안정치연대 의원들과도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