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경제지표 내용 부실"…오거돈 "지표는 거짓말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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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상의회장들 경제상황 비판적 진단에 오 시장은 정반대 의견
18일 부산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최근 경제지표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해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박 회장은 이날 오후 행사가 열린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요즘 우리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 같다"며 정부와 정치권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기업들은 구시대적인 규제에 옴짝달싹 못 하게 묶여 있는데, 정부·정치권이 규제 개선 관련 법·제도를 고쳐주지 않고 있다"는 게 박 회장과 전국 상의회장들의 지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지난달 고용 통계와 올해 2분기 가계 동향조사 등을 근거로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뚜렷하게 개선되는 등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으나 회장단은 이에 동의하지 않은 셈이다.특히 박 회장은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경제에는 여러 숫자가 있고 긍정적인 면을 볼 수도 있지만 내용에서 상당히 우려가 강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긍정적인 경제 지표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 올해 성장률이 2% 초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예상을 인용한 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간 정도 성적에 해당해 굉장히 빨간불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민간 기여가 30%, 정부 기여가 70%인 국가 재정으로 충당한 성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가 재정으로 떠받치는 성장률은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고용지표에 대해서도 "모처럼 긍정적인 숫자가 나와서 대단히 반갑지만 역시 60세 이상 고령층 고용 창출에 쏠려있고, 제조업이나 금융업 일자리는 감소해 개선세가 얼마나 갈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박 회장은 기자간담회 후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로 자리를 옮긴 자리에서도 다른 회장들과 함께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 초청돼 연단에 오른 오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경제 지표 자랑'을 쏟아냈다.늦게 도착해 박 회장의 직전 발언을 알지 못했지만 정면으로 반박한 모양새가 됐다.
오 시장은 "경제 현장에서는 기업들이 어렵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지만 경제지표는 거짓말을 안 한다"며 올해 들어 부산의 고용지표와 경제선행지표가 매월 개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보다 부산의 지표가 유독 좋다면서 "처음에는 틀린 건가 싶었는데, 몇달째 계속 좋아지고 있는 데다 중앙정부도 고용이 좋아졌다는 통계를 발표한 것을 보고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조선 및 기자재 업황 개선을 그 이유로 꼽으면서 거듭 "지표는 거짓말을 못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과 오 시장 모두 특정 의도를 갖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놓고 경제계와 정부가 보이는 인식차가 고스란히 드러난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상황을 모두 지켜본 현장 관계자들은 "서로 딴소리를 한 어색한 상황이 빚어졌다"는 관전평을 내놨다.그러나 대한상의 관계자는 "상의 회장들은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고, 오 시장 역시 이끄는 지자체의 긍정적인 면을 소개했던 것일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
18일 부산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최근 경제지표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해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박 회장은 이날 오후 행사가 열린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요즘 우리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 같다"며 정부와 정치권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기업들은 구시대적인 규제에 옴짝달싹 못 하게 묶여 있는데, 정부·정치권이 규제 개선 관련 법·제도를 고쳐주지 않고 있다"는 게 박 회장과 전국 상의회장들의 지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지난달 고용 통계와 올해 2분기 가계 동향조사 등을 근거로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뚜렷하게 개선되는 등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으나 회장단은 이에 동의하지 않은 셈이다.특히 박 회장은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경제에는 여러 숫자가 있고 긍정적인 면을 볼 수도 있지만 내용에서 상당히 우려가 강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긍정적인 경제 지표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 올해 성장률이 2% 초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예상을 인용한 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간 정도 성적에 해당해 굉장히 빨간불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민간 기여가 30%, 정부 기여가 70%인 국가 재정으로 충당한 성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가 재정으로 떠받치는 성장률은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고용지표에 대해서도 "모처럼 긍정적인 숫자가 나와서 대단히 반갑지만 역시 60세 이상 고령층 고용 창출에 쏠려있고, 제조업이나 금융업 일자리는 감소해 개선세가 얼마나 갈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박 회장은 기자간담회 후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로 자리를 옮긴 자리에서도 다른 회장들과 함께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 초청돼 연단에 오른 오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경제 지표 자랑'을 쏟아냈다.늦게 도착해 박 회장의 직전 발언을 알지 못했지만 정면으로 반박한 모양새가 됐다.
오 시장은 "경제 현장에서는 기업들이 어렵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지만 경제지표는 거짓말을 안 한다"며 올해 들어 부산의 고용지표와 경제선행지표가 매월 개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보다 부산의 지표가 유독 좋다면서 "처음에는 틀린 건가 싶었는데, 몇달째 계속 좋아지고 있는 데다 중앙정부도 고용이 좋아졌다는 통계를 발표한 것을 보고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조선 및 기자재 업황 개선을 그 이유로 꼽으면서 거듭 "지표는 거짓말을 못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과 오 시장 모두 특정 의도를 갖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놓고 경제계와 정부가 보이는 인식차가 고스란히 드러난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상황을 모두 지켜본 현장 관계자들은 "서로 딴소리를 한 어색한 상황이 빚어졌다"는 관전평을 내놨다.그러나 대한상의 관계자는 "상의 회장들은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고, 오 시장 역시 이끄는 지자체의 긍정적인 면을 소개했던 것일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