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수 적은 신라, 평판은 롯데에 앞서

삼성과 롯데는 1979년 서울에 나란히 호텔을 세웠다.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이다. 이병철 전 삼성 회장,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은 호텔 사업을 시작하며 같은 목표를 세웠다. “한국을 대표하는 번듯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40년이 흘렀다. 이들 호텔은 한국을 대표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가 됐다.

‘한경 기업소셜임팩트 조사’에서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은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등 해외 유명 호텔을 모두 제쳤다.
다만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간 격차는 컸다. 신라호텔을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2.4%에 달했다. 롯데호텔이 얻은 득표 수(15.5%)를 두 배 이상 앞섰다.

롯데호텔은 외형 면에서 신라호텔보다 훨씬 크다. 호텔 숫자는 롯데호텔이 30개로 신라호텔(15개)의 두 배다. 해외 진출도 신라호텔보다 훨씬 먼저 했다. 2010년 모스크바 롯데호텔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 미국 뉴욕과 괌, 미얀마 양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본 니가타 등에 호텔과 리조트를 냈다. 이제 막 해외 진출 채비를 하는 신라호텔을 10년가량 앞섰다.

그럼에도 신라호텔이 롯데호텔을 앞선 것은 브랜드 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다. 우선 소셜임팩트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한복사건 등 부정적 이슈에 발 빠르게 잘 대처했다. 대외적 이미지도 좋다. 서울 신라호텔에는 최근 해외 호텔 관계자들이 수시로 방문한다. 로컬 호텔로는 드물게 글로벌 체인 호텔을 앞서는 최고 시설과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응답자 중 만 15~19세(48.5%), 20~29세(45.1%)는 절반 가까이가 신라호텔을 선택했다. 60~64세의 응답 비율(36.5%)을 크게 앞섰다. 월소득별로는 6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응답 비율이 43.3%로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200만원 미만 응답자 비율은 38.5%에 불과했다.

롯데는 호텔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는 별개로 그룹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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