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추진계획, 오늘 박원순이 직접 말한다

긴급 브리핑 열고 "소통 강화" 천명 예상…'총선 이후 착공' 가늠자 될 듯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숱한 논란을 낳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추진 일정과 방식을 직접 밝힌다.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박 시장이 그간 산발적, 점진적으로 추진해 온 '소통 강화' 기조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2021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해온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일정은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한 긴급브리핑을 한다고 밝혔다.시는 이 사업과 관련해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다양한 주체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갈등에 대한 시의 입장은 '정면 돌파'에 가까웠다.

행안부가 공문을 보내 사업 추진을 반대하자 차관급인 진희선 행정2부시장이 지난달 8일 곧바로 기자 브리핑을 열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맞불을 놓은 게 대표적이다.하지만 이후 서울시가 행안부나 시민사회와 소통에 주력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과 이달 7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회식 토크 콘서트 등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을 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소통이 부족했다면 저희가 최선을 다할 일", "서울시 힘만으로는 안 된다", "합의를 더 하겠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속도 조절' 쪽으로 힘을 싣는 모습이었다.이날 긴급 브리핑은 지금까지 기회가 생길 때마다 내비친 이런 새로운 기조를 향후 서울시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못 박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님이 전체적으로 소통에 대한 말씀을 해오셨다"며 "이를 한 번 더 공식적으로 정리해서 언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서 서울시가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하는 것은 곧 사업 추진 일정의 연기와 직결된다.

내년 상반기 본격적 착공을 목표로 진행됐던 사업이기에 소통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착공 시점은 미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건은 '언제까지' 미뤄지느냐는 대목이다.

'내년 상반기'라는 기간에는 4월로 예정된 총선도 포함되는 만큼 착공이 총선 전이냐 후냐를 놓고 서울시와 여권 간 미묘한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총선 전 착공은 도로 통제, 먼지 비산 등으로 여론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인한 갈등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수장인 박 시장이 공개적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할 경우 자연히 '총선 이후 착공'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공사 일정은 소통을 강화하면서 그 소통의 결과에 따라 유연하게 정한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시의 고위 관계자는 "시한을 정해놓지 않고 소통을 강화하면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기존에 해온 노력이 컸던 만큼 내부적으로 (기조 전환에) 반대 입장도 있었으나 시장이 통 큰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한편, 행안부 관계자는 박 시장의 긴급브리핑에 대해 "우리가 서울시에 전달한 입장에 대해 서울시의 향후 계획을 말하려는 같은데 솔직히 어떤 내용인지는 모른다"며 "내일 브리핑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