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폭력 비용' 연간 272조원…GDP의 1.4% 규모"

2017년 총기폭력 사망자 3만9천773명…캘리포니아선 3시간마다 1명꼴

미국의 총기 폭력으로 인한 연간 경제적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4%에 해당하는 2천290억 달러(약 272조8천535억원)에 이른다고 UPI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럴린 멀러니(민주·뉴욕) 하원의원은 이날 민주당 합동경제위원회(JEC)를 대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17년 한해만 총기 폭력으로 3만9천773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 40년래 가장 많은 숫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와 총기 폭력 방지 단체인 기포즈 법률센터 등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이 56쪽짜리 보고서는 총기 폭력 피해자의 수입과 지출 손실, 고용주 손실, 의료 지출, 경찰과 법 집행 관련 비용 등을 직접적인 경제적 비용으로, 통증이나 고통 등을 간접적인 비용으로 계산했다. 멀러니 의원은 공청회서 "총기 폭력의 비용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가장 크고 끔찍한, 인간의 목숨을 잃는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총기 폭력의 유행을 차단할 수 있도록 의회가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총기 폭력 3건 중 2건이 자살로 나타난 가운데 다른 고소득 국가와 비교 시 미국인이 총기 살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25배나 높았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선 3시간마다 한명이 총기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다. 캘리포니아는 총기 폭력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도 가장 많아 연간 비용이 180억 달러(21조4천992억원)로 집계됐다.

주별로 들여다보면 캘리포니아와 함께 플로리다, 텍사스도 절대적 비용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루이지애나는 주민 1명당 1천173달러(140만원)의 비용을 부담해 인구당 비용이 가장 높은 주로 꼽혔다. 반대로 인구당 비용이 가장 낮은 곳은 하와이로, 1인당 179달러(21만원)였다.

앨라배마와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웨스트버지니아는 경제 규모 대비 총기 폭력 비용 부담이 가장 높은 주로 손꼽혔다.
보고서는 총기 폭력을 전국적인 문제로 규정하면서도 주별로 처한 상황은 매우 다르다고 진단했다.

다만 "총기 폭력 유행에 있어 결정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주의 손쉬운 총기 접근성"을 이런 결정요인의 한가지 예로 지목했다.

이어 "의회가 1996년 CDCP의 총기 폭력에 대한 연구에 들어가는 예산 지원을 중단하면서 심도 있고 장기적인 연구가 없어져, 총기 폭력으로 인한 인간적인 또는 경제적인 비용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완전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총기 규제 운동가들이 참석해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2015년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었다는 한 여성은 "우리 모두 총을 맞을 두려움 없이 살 수 있어야 한다. 법 조항 하나로 총기 폭력을 모두 없앨 수는 없지만 우리 가족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