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의 토요약국] 치료법 없는 '로타바이러스'…백신으로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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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염 일으키는 원인균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에게서 발생하는 심한 위장관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주로 구강을 통해 침투하는 바이러스 중 하나인데요. 감염되면 열 또는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권장됩니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은 생후 6개월 이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생후 3개월 이후 첫 감염 시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 가능한 한 빨리 예방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생후 6주 이후 최대한 빨리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첫 접종 시기가 생후 6주부터 15주 이내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면 접종할 수 없습니다. 최근 출생한 ‘여름둥이’ 아기들은 반드시 접종 스케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면역력 약한 영유아 '위험군'
구강 침투…감염 연령대 높아져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로타릭스와 로타텍(사진) 두 가지 제품이 있는데요. 백신을 접종할 때는 의료진의 조언과 더불어 부모들도 로타바이러스의 특징을 정확히 알고 제품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타바이러스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유형이 달라집니다. G혈청형과 P혈청형의 여러 조합으로 로타바이러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산후조리원에서 집, 문화센터까지 아기가 만나는 세상이 점점 넓어질수록 노출될 수 있는 로타바이러스의 종류도 많아지는 셈이죠. 이런 로타바이러스의 특징을 고려한다면 백신을 선택할 때 예방범위가 넓은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로타릭스와 로타텍은 다섯 가지 로타바이러스 혈청형에 대한 예방효과를 허가받아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접종 횟수가 다릅니다. 로타텍은 8주 간격으로 3회, 로타릭스는 2회 복용하면 됩니다.
로타바이러스는 신생아 사이에서만 유행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신생아뿐만 아니라 6세까지도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국내 도입된 후 2010~2014년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이 발생하는 평균 연령은 점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신이 얼마나 긴 기간에 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위장관염 예방에 효과를 보였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가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7년간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위장관염에 효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접종 시기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진 정보가 많습니다. 백신 접종을 빨리 완료해야 효과가 빠르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 완료 시점과 예방 효과 시작 시점이 같지 않았다고 합니다. 해당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5가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첫 접종 후 14일부터 G1~G4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및 입원에 대해 예방효과를 보였습니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