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추한 정치' 비판에 孫 "품격 갖춰라"…바른미래당 내홍 격화

지상욱 "하태경 징계 철회하라"…최고위 '항의 방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전날 유승민 의원이 자신을 향해 '추한 정치'를 한다고 비판한 것에 반발하고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철회를 거부하면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충돌이 격화되는 양상이다.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직후 유 의원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인의 발언에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최소한의 존중을 갖고 이야기를 해야지 지도자의 말은 적을 상대로 해서도 품격이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전날 하 최고위원에 대한 당 윤리위의 '당직 직무정지' 결정에 대해 "손 대표께서 정치를 이렇게 추하게 할지 몰랐다"고 한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앞서 최고위에서도 유 의원과 가까운 지상욱 의원이 회의 참석 대상이 아니지만 회의장을 항의 방문해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하면서 손 대표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지 의원은 손 대표의 몇 차례 제지에도 발언권을 얻어 "하 최고위원이 했던 말이 물의를 빚었다고 해서 네 번이나 사과했는데 몇 달이나 지난 다음에 징계를 결정했으며, 윤리위원장에 대해서는 최고위원 5명이 불신임안을 내놓은 상태"라며 "대표가 당헌·당규를 위반하고, 정당 민주주의와 절차적 민주주의를 위배했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이런 것을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대표가 조국 퇴진을 요구하고 문재인 대통령한테 임명을 철회하라고 하겠느냐"라며 "동료를 함부로 칼로 참수하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손 대표는 발언을 마치고 나가려는 지 의원을 향해 "윤리위 결정을 당 대표가 철회할 수 없다"며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에 하 최고위원이 날인했는데 징계 대상자가 자기 재판관을 고를 수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라고 반박했다.손 대표는 또 "윤리위원장 불신임안은 최고위에 상정할 수 없고, 과반으로 의결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런 효력이 없어 윤리위의 징계 결정은 유효하다"며 "마치 제가 의도를 갖고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처럼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모독을 넘어, 윤리위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당권파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비상대책위를 포함한 별도의 지도부 구성을 검토하고 있어 사실상 분당 사태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