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킹닷컴, '방 하나 남았다' 압박판매 여전…英당국 경고 무시"

英 소비자단체 "조사 대상 6개 숙박예약사이트 중 조치 미흡"
영국의 시장 경쟁 감독기관이 올해 초 주요 숙박예약 사이트들에 대해 소비자 오도 행위를 개선하도록 강력히 촉구했지만, 부킹닷컴은 여전히 압박 판매(pressure-selling) 수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예약 사이트들과 달리 부킹닷컴은 '방 하나만 남았습니다'라는 문구 그대로 이행하지 않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영국의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2월 소비자를 오도하는 판매 기법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부킹닷컴을 포함한 6개 숙박예약 사이트들에 지난 1일까지 시정하도록 했다.

해당 6개 사이트는 부킹닷컴을 비롯해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트리바고, 이부커스다. 당시 CMA는 '남은 방이 하나'라거나 '00명이 보고 있다'는 식의 압박 판매, 세금과 봉사료 등을 제외한 가격을 표시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할인 등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소비자보호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CMA는 제시된 시한 이후 해당 업체들이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나타나면 응당한 조처가 따를 것이라는 엄포도 놨다.

CMA의 시정 요구에 대해 6개 사이트 모두 해당 조건들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영국 소비자단체 '위치?'(Which?)가 최근 불시 조사한 결과, 부킹닷컴은 아직 규정 위반 상태가 그대로 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CNN은 전했다.

부킹닷컴에 일부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아직 불충분하다는 게 이 소비자단체의 입장이다.

예컨대 '우리 사이트에 단지 방 하나만 남았습니다'라는 글을 붙인 숙소 10개 중 5개는 부정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치?'의 나오미 리치는 CNN 방송에 "부킹닷컴은 압박판매 규정을 공공연히 어기고 있다"며 바로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킹닷컴 측은 규정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CMA 측은 지난주 에어비앤비, 구글, 주요 호텔 체인들을 포함한 25개 숙박예약 사이트들이 CMA의 지침을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