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새 기준금리 성격 LPR 추가 인하…4.20%로 0.05%P↓(종합)

경기둔화 가속에 한 달 만에 또 내려…美 등 글로벌 중앙은행 양적완화 물결
중국 인민은행이 20일 새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25%에서 4.20%로 0.05% 포인트 낮췄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는 데 대한 대응이다.

미국이 이번 주 들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앞서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재개하는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앞다퉈 통화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이날 고시는 중국이 지난달 LPR에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한 개혁 조치 이후 2번째다. 지난달 20일에는 1년 만기 LPR가 종전보다 살짝 낮은 4.25%로, 기준금리인 4.35%보다 0.1%포인트 낮게 고시된 바 있다.

이는 경기둔화에 대처해 사실상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인민은행은 시중 은행들에 LPR을 신규 대출의 금리를 정하는 기준으로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5년 만기 LPR은 4.85%로 변동이 없었다.

LPR는 시중 18개 은행의 제출 값을 바탕으로 인민은행이 정해 매달 20일 발표한다.

이날 LPR 인하는 시장 전망과 일치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문가들은 LPR의 0.05% 포인트 인하를 예상했었다.

시장에서는 LPR이 점진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오펑싱 호주&뉴질랜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향후 양적완화에 더 기대를 품을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츠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의 유동성을 계속 늘리려고 하지만 점진적으로 하기를 원한다면서 현격한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경기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16일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춰 시중에 9천억 위안(약 152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동성이 많이 늘어난 터여서 시중 금리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속에 올해 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최악인 6.2%까지 떨어져 올해 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한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리커창 총리가 "6% 이상의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인정할 정도다.

중국은 최근 몇개월 사이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정책을 조정했지만 금융 안정성과 높은 부채 수준에 대한 우려 때문에 더 적극적인 조치는 자제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주 앞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달 만기가 도래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인하하지 않아 시장에 실망을 안겼는데, 이는 유동성 공급 확대 기조 속에서도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