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 TV까지 '전선 확대'…공격성 드러내는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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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배터리 소송전 이어 삼성전자 대상 공정위 신고
구광모 회장 취임 후 '변모'…"계열사의 개별적 조치"
지난 4월 '배터리 소송전'에 불을 지핀 LG가 이번엔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나섰다.올해 초 공격성을 드러내기 시작해 국내외에서 소송을 불사하고 있는 LG그룹의 모습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20일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삼성 QLED TV' 광고가 제품에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속이고 있다며 전날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LG가 삼성 QLED TV에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건 지난 5월 올레드 TV 설명회에서였다.
당시 경쟁사를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LG의 이례적인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이로써 시동이 걸린 TV 공방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19'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TV와 자사 제품을 나란히 전시해 비교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LG전자는 삼성전자 TV의 화질 선명도가 국제 표준에 못 미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8K 기술 공방'의 장기전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17일에는 국내에서 디스플레이 설명회를 열고 또다시 비교 시연에 나서며 삼성전자 TV를 깎아내렸다.
이에 삼성전자는 뒤늦게 반박에 나섰으나 LG는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공정위 신고로 공격의 수위를 더 끌어올린 것이다.이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영업비밀 유출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서울지방경찰청에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를 했고,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잇따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LG화학의 '선제공격'에 SK이노베이션도 미국 ITC,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국내외 소송으로 대응함에 따라 '배터리 전쟁'도 제동을 걸기 힘들어졌다.추석 직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트는 듯했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에 이어 TV 업계에서도 LG의 공세적 태도가 드러나자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외를 불문한 소송전을 실무진이 주도했다고 보긴 어려운 만큼, 그룹 차원의 결정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밖에 LG전자의 올레드 TV 매출 성장세가 삼성 QLED TV에 비해 더디고, 업계 1∼2위인 LG화학도 SK이노베이션에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과감한 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에 LG그룹 관계자는 "LG화학의 소송 제기는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축적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LG전자는 고객들에 올바른 제품 정보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선두 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확립하기 위해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취한 조치"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하지만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정부가 경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손에 꼽는 대기업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변모'…"계열사의 개별적 조치"
지난 4월 '배터리 소송전'에 불을 지핀 LG가 이번엔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나섰다.올해 초 공격성을 드러내기 시작해 국내외에서 소송을 불사하고 있는 LG그룹의 모습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20일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삼성 QLED TV' 광고가 제품에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속이고 있다며 전날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LG가 삼성 QLED TV에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건 지난 5월 올레드 TV 설명회에서였다.
당시 경쟁사를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LG의 이례적인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이로써 시동이 걸린 TV 공방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19'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TV와 자사 제품을 나란히 전시해 비교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LG전자는 삼성전자 TV의 화질 선명도가 국제 표준에 못 미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8K 기술 공방'의 장기전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17일에는 국내에서 디스플레이 설명회를 열고 또다시 비교 시연에 나서며 삼성전자 TV를 깎아내렸다.
이에 삼성전자는 뒤늦게 반박에 나섰으나 LG는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공정위 신고로 공격의 수위를 더 끌어올린 것이다.이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영업비밀 유출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서울지방경찰청에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를 했고,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잇따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LG화학의 '선제공격'에 SK이노베이션도 미국 ITC,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국내외 소송으로 대응함에 따라 '배터리 전쟁'도 제동을 걸기 힘들어졌다.추석 직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트는 듯했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에 이어 TV 업계에서도 LG의 공세적 태도가 드러나자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외를 불문한 소송전을 실무진이 주도했다고 보긴 어려운 만큼, 그룹 차원의 결정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밖에 LG전자의 올레드 TV 매출 성장세가 삼성 QLED TV에 비해 더디고, 업계 1∼2위인 LG화학도 SK이노베이션에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과감한 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에 LG그룹 관계자는 "LG화학의 소송 제기는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축적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LG전자는 고객들에 올바른 제품 정보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선두 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확립하기 위해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취한 조치"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하지만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정부가 경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손에 꼽는 대기업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