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건 공범·제3의 용의자 존재 가능성 있을까?

혈액형 차이·유력 용의자 범행 부인속 새로운 물음표 등장
경찰, 공범 가능성은 일축…제3의 인물에는 여지 남겨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A(56) 씨가 기존에 알려진 범인의 혈액형과 다른 혈액형인 것으로 밝혀지고 이틀 연속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면서 공범 혹은 또 다른 범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일축한 반면 화성사건을 모두 A 씨가 저지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건 전담수사팀은 현재 A 씨를 도와 화성사건을 저지른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A 씨의 DNA가 나온 사건들에 한해 30여년 전에는 물론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도 공범의 징후는 전혀 없다"며 "공범이 있을 가능성은 제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경찰의 이 같은 판단은 A 씨의 DNA가 검출된 5, 7, 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A 씨와 피해여성 외 다른 인물의 DNA 등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성사건 당시 경찰이 추정한 범인의 혈액형과 A 씨의 혈액형이 다르다는 점에서 진범이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경찰은 A 씨가 유력하고도 유일한 용의자라는 입장이다.

화성사건 당시 경찰은 2차례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물을 토대로 범인의 혈액형을 B형으로 판단했다.그러나 A 씨의 혈액형은 O형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수사과정에서 혈액형을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A 씨의 혈액형을 잘못 확인했거나 5, 7, 9차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가 A 씨의 것이 아닐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A 씨가 9차례의 화성사건을 모두 저지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이 관계자는 "5, 7, 9차 사건 증거물에서 DNA를 새로 채취하고 대조해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것처럼 현재 진행 중인 분석 과정에서 제3의 인물의 DNA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은 그러나 A 씨의 DNA가 나온 사건들과 나머지 사건들 사이의 범행 유사성 등을 근거로 A 씨 외에 제 3의 인물이 화성 사건 일부를 저질렀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사건 이후인 지난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인 A 씨는 전날까지 2차례 이뤄진 조사에서 자신은 화성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