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극단적 선택 고민하던 엄마, 잊혀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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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대신 국민 악역으로! 25년차 배우 최재원장르불문 전방위에서 활약 중인 배우 최재원이 원래 꿈이 신부였다고 고백했다.
자칭타칭 배려의 아이콘, 바른생활 사나이
22일 재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332회에서 배우 최재원이 남다른 가족애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KBS 슈퍼탤런트 1기로 데뷔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최재원은 어느새 데뷔 25년차를 맞은 중견배우가 됐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주말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악역을 맡으며 전 국민의 미움을 독차지하는 최재원이지만 놀랍게도 그의 원래 꿈은 ‘신부’였다.
독실한 카톨릭 집안에서 자라 자연스레 사제의 꿈을 꾸게 됐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연기에 대한 열정은 결국 배우의 길을 걷게 만들었다. 최재원은 과거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는 “아버지께서 증권회사를 운영하시다가 법적 소송이 걸려서 재판을 7년 이상을 했다. 어머니께서 뛰어내려 버리고 싶다는 얘기를 하셨어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금방이라도 큰일을 낼 것 같던 어머니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은 것.이어 최재원은 “그때 ‘돈이 가족의 행복을 이렇게까지 크게 좌지우지하는구나. 내가 꼭 잘 되어서 효도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어머니께서 기부를 많이 하시고 선하고, 착하게 사시니까 노후가 편하신 것 같더라고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표본을 실천하고 계셔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라며 존경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렇게 사제의 길을 포기하고 배우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 길이 순탄치는 않았다. 배우라는 꿈을 안고 상경해 극단 생활과 광고 모델 수입으로 고된 서울살이를 하며 공채 시험에 응시했지만 매번 떨어지기 일쑤였다고.
그렇게 최재원은 7전 8기를 넘어 12전 13기 끝에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어렵게 데뷔했지만 사실 그에게 돌아오는 배역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일 새벽 촬영장에 나가 스태프 역할을 도맡으며 촬영장을 지켰다. 이 모습을 인상 깊게 지켜본 제작진이 단역을 주기도 했다.
최재원은 대사 한 줄이 전부였어도 밤새 배역에 대해 연구하고, 연습했던 최재원은 출연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비중이 커져 많은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맡는 ‘명품 조연’으로 자리매김했다.
데뷔한 배우 생활도 중요하지만 그에게는 무엇보다 가족이 우선이라고 한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회식자리에서도 1등으로 자리를 뜬다는 그는 프로골퍼 김재은 씨와 결혼해 두 딸을 키우고 있다.
그는 “제 인생관이 ‘아빠, 나 간짜장 먹고 싶어’ 하면 간짜장 정도 사줄 정도면 된다, 삼선짜장까지는 아니지만 간짜장 먹을 정도면 그걸로 행복하다예요”라고 밝혔다. 이어 최재원은 “제가 부모님께 받았던 행복한 추억, 기억들이 있는 것처럼 우리 가족도 그런 기운 많이 가지고 있다가 건강하고 밝고 선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누리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