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타파' 1명 중상…농경지 6천㎡ 침수·8천여가구 정전(종합)

주택·도로침수 등 시설물 피해 속출…항공기 결항·여객선 운항 중단도
부산 노후주택 붕괴로 1명 사망…재난대책본부 "태풍 영향 아냐"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50대 여성이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농경지 6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전남 목포시 한 교회의 외벽에서 떨어져나온 벽돌에 55세 여성이 머리를 맞아 크게 다쳤다.

이 여성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21일 오후 10시 25분께는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노후 주택이 많은 비를 이기지 못해 붕괴했다. 이 사고로 A(72) 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9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지만, 중대본은 태풍 피해로 집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중대본 관계자는 "이 사건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기 전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이번 태풍 피해로는 집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부산 지역에 이미 태풍예비특보가 내려진 상태였고, 당시 내린 비도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은 "21일 밤 부산에 내린 비는 태풍 그 자체에 의한 것은 아니긴 하지만, 찬 공기와 태풍 전면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 형성된 비구름대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중대본 집계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5시까지 경상자 12명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소방청은 밝혔다.

강풍에 밀려 넘어지거나 빗길에 미끄러져 다친 경우가 많았다. 태풍으로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민간시설 15건, 공공시설 50건의 피해가 보고됐다.

제주와 울산 등에서 도로 침수 22건이 발생했고 가로등·교통표지판·신호등 등 파손은 27건으로 파악됐다.

또 제주대 사거리의 석축과 인도, 난간 등 도로시설물도 파손됐다.

민간시설 중에서는 주택 4동과 농경지 4개소 총 6천㎡가 침수됐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담장 하부 축대가 넘어졌고 부산과 울산에서 어선과 요트 등 선박 5척이 좌초·표류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전국에서 8천93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으며 제주도 일부 지역은 단수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여객선 결항과 도로 통제도 이어졌다.

김해와 제주, 김포 등 11개 공항에서 248편이 결항했고 100개 항로의 연안여객선 166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지리산과 한려해상 등 국립공원 20곳에서 504개 탐방로의 출입이 금지됐으며 경남 거가대교와 국도 2호선 광양 세풍대로 상행선 등 도로 16곳이 통제 중이다.

낙동강 김천교와 동진강 정읍천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장비 1천474대와 인원 5천177명을 동원해 42곳에서 배수 작업을 진행하고 1천412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정부는 지난 2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태풍 대처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으며 중앙대책본부는 21일부터 비상 2단계 비상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태풍 진로 등 기상 상황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면서 태풍 북상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대처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