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대통령 만날 의향 없다면서도 "난 매우 유연해"

블룸버그 "유엔총회 계기 이란 대통령 회동 가능성 열어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계기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없다면서도 회동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언급을 했다.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2곳에 대한 지난 14일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더욱 격화돼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의 회동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유엔총회에서 로하니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서 완전히 치워진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란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그것이 그런 것(이란과의 회동)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매우 유연한(flexible) 사람"이라면서 여지를 남겼다.이어 "우리는 (이란 대통령을 만날) 의향이 없고, 그것이 마련되지 않았다. 많은 정상을 만날 예정이고 약 15건의 미팅을 갖지만 이란은 그중의 하나가 아니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현 상황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로하니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3일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나는 (이란 대통령과 만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유엔총회 계기에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다 사우디 원유시설에 대한 공격 이후 이 같은 입장에서 후퇴했다.

사우디 원유시설 공격에 대해 예멘 후티 반군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을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미국은 사우디 원유시설에 대한 공격에 대응해 지난 20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미군 병력과 군사 장비를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