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도 월정액 서비스…韓 클라우드업체와 협력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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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2B 스타트업 퓨어스토리지 10주년“경제성, 안정성은 당연히 갖춰야 할 요소입니다. 수많은 스토리지(저장 장치) 기업 사이에서 퓨어스토리지의 차별점은 단순함입니다.”
부사장·최고기술책임자 인터뷰
HW·SW 모두 서비스화
클라우드 연계 솔루션도 공개
알렉스 맥멀란 퓨어스토리지 인터내셔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17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컨벤션센터에서 퓨어스토리지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타사 제품 매뉴얼은 책처럼 엄청나게 두껍지만, 퓨어스토리지 제품의 매뉴얼은 명함 두 장 크기에 불과하다”며 “매뉴얼이 복잡하면 이를 다루는 사람의 실수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품의 단순함이 이제 막 열 살이 된 퓨어스토리지가 델EMC 등 전통 강자들과 비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이라는 논리였다.
200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퓨어스토리지는 기업 간 거래(B2B) 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1년부터 모든 제품군을 올플래시 스토리지 기반으로 제작해왔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반의 데이터 스토리지다. 일반적인 하드디스크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소음도 적다. 기업들의 데이터 생성이 급증하면서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을 타고 2015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퓨어스토리지는 단순함을 무기로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혁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맷 킥스밀러 퓨어스토리지 전략담당 부사장은 올플래시 스토리지 신제품 플래시어레이C에 대해 “기존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복원력, 단순함 등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경제성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플래시어레이C는 기존 SSD 스토리지보다 저렴하면서도 하이브리드 스토리지보다 높은 성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킥스밀러 부사장은 플래시어레이C가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관심이 많은 한국에서도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올플래시 스토리지 비중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한국 스토리지 시장에서 올플래시 스토리지 점유율은 지난해 42.8%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연계 서비스도 갖췄다. 이번 행사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용 ‘클라우드 블록 스토어’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용 ‘퓨리티 클라우드 스냅’을 공개했다. 클라우드에 저장한 백업 데이터를 사내 서버나 다른 클라우드에서 복원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다수의 서비스 공급자(CSP)와 협력할 계획이다. 한국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놨다. 킥스밀러 부사장은 “퓨어스토리지 매출의 30% 정도는 CSP 시장에서 나온다”며 “당연히 한국 CSP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서비스 혁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퓨어스토리지는 ‘퓨어 애즈 어 서비스(Pure-as-a-Service, PaaS)’ 전략을 발표했다. PaaS는 퓨어스토리지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SW) 모든 제품군을 월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킥스밀러 부사장은 “과거 고객들은 5년만 쓴다 해도 모든 것을 구매했지만 이젠 클라우드처럼 필요한 기간에만 쓰고 싶어 한다”며 “PaaS를 통해 고객사에 운영 유연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