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넘어 남하하나…돼지열병 감염경로 여전히 의문

추가 의심신고 김포 농장도 울타리 설치하고 돼지에 음식물 안줘
23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서 한강 이남으로 이 돼지 전염병이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지난 17∼18일 파주시와 연천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잇달아 발생했지만 한강 이남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지역으로 여겨졌다.

김포의 의심 농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파주 농장으로부터 약 13.7㎞, 연천 농장으로부터 45.8㎞ 각각 떨어져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병과 더불어 중점관리지역 6곳으로 지정된 지역에 해당한다.이 때문에 중점관리지역에 대한 수위 높은 방역에도 불구하고 이 '방역대'가 뚫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첫 확진 판정이 나온 17일 이후 6일이 지난 23일까지 여전히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원인으로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거나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왔거나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이 지목돼왔다.그러나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와 연천의 농가는 이들과 모두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어미돼지 4마리가 유산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의심 신고가 들어온 김포 농장에 대해서도 원인을 파악 중이다.

그러나 이 농장도 일단 야생 멧돼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설치했고, 사육하는 돼지에 남은 음식물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방역 당국은 올해 5월 북한에서 이 질병이 발생한 후 북한과 접경지인 파주, 연천 등에서 발생 및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점을 고려해 멧돼지나 감염 돼지의 분뇨를 통한 전염도 의심하고 있다.

올여름 태풍으로 물이 불어난 한강과 임진강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환경부는 북한에서 올여름 태풍으로 강물을 방류하면서 오염물질이 흘러들어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임진강과 한강 하구 합류점에서도 채수해 바이러스 검사를 다음 달 초까지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옮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면서 정부는 연천 발생 농장 주변에는 포획 틀을 설치해 검사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는 중점관리지역 6개 지역 밖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모든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가 전국 양돈 농가 안팎을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최초 발생 이후 잠복기가 4∼19일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추가 발생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