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확산 돌입했나…첫 발생지와 2∼4차 농장 차량 연결고리

농식품부 "접경지역 밖으로 안 나가도록 총력"…추가 방역벨트 검토
어미돼지 유산→확진 잇따라…아프리카돼지열병 주요 증상의 하나
경기 북부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 17일 이후 4건 연달아 발생하면서 ASF가 국내 확산 단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특히 최초 발생지인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 농가와 이후 2∼4차 발생한 다른 농가들 사이에서 차량 역학관계가 속속 드러나 주목된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차 연천, 3차 김포, 4차 파주 발생 농장은 첫 발생지인 파주 농장과 차량 역학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4차 발생 농가는 첫 발생 농가와 차량 역학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량은 사료 차량, 분뇨 차량, 도축장 출입 차량 등 여러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차량 역학'이란 같은 차량이 서로 다른 농장을 방문했을 때, 해당 농장들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런 직접적인 역학 관계 말고도 시설이 중간에 끼어 있는 간접 역학관계도 있다.

예를 들어, 발생 농가를 들른 차량이 특정 시설을 방문하고, 이 시설을 방문한 다른 차량이 다른 농가를 방문했을 때도 역학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역학 관계가 있는 농가에 대해서는 21일간 아예 (돼지) 반출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드나드는 차량은 거점 소독시설을 거쳐 가게 하는 등 철저히 소독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발생 농가 사이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차량이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의 열쇠가 아니냐는 때 추정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러나 "차량 역학을 파악할 때는 (잠복기를 고려해) 3주 이전까지 조사한다"면서도 "차량 때문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졌다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속단을 우려했다.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어떤 경로로든 한강과 10㎞ 방역대를 뚫고 김포까지 번지고, 파주에서 또다시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경기 북부를 넘어서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발생 농가와 차량 역학 관계를 따져보면 경기 북부 지역 외에도 경북 등 남부 지방 시설까지 걸리기 때문이다.

발생 농가를 방문했던 차량이 남부 지방의 시설까지 직·간접적으로 이미 다녀갔다는 의미다.
물론 당장 이들 시설은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3차 김포 농가처럼 음성 판정을 받아놓고 며칠 뒤 발병한 사례가 나오면서 계속 안심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른 지역 (역학) 농가 수가 많지는 않지만, 돼지가 반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바이러스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 막는 개념이지만, 남부 지방에 바이러스가 가 있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일단 기존 경기 북부 접경 지역을 '방어선'으로 삼아 타지역으로의 확산을 무조건 막아내겠다는 각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을 많이 해 그 밖으로 안 나가게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금까지 발생한 4개 농가를 가지고 (방역이) 뚫렸다고는 보기 어렵다.

확산 방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방역) 벨트를 만드는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해 촘촘하게 검역·방역 벨트를 만든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3차 김포 농장과 4차 파주 농장 모두 어미돼지가 유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관련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유산은 일반 돼지열병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돼지열병에서도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다.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임신돈 유산과 더불어 고열, 귀·배·사지 충혈, 청색증, 식욕 결핍, 호흡곤란, 구토, 코·항문 출혈, 혈액성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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