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정밀검사 구멍…김포서 음성 판정받고도 발병

샘플 조사 한계·잠복기 초기엔 걸려도 안걸린 것으로 나올수도
치사율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도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주요 수단인 방역 당국의 정밀검사가 허점을 노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당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정밀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된 돼지농장에서 며칠 뒤 돼지가 이 전염병에 걸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난 경기 김포시 농가는 지난 20일 실시된 돼지 채혈 정밀조사에서 이 전염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사흘 만에 ASF가 이곳에서 발병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정밀검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김포 통진읍 양돈 농가에서는 20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정밀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23일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17일 파주시에서 국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후 김포시 등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채혈검사를 포함한 검사와 방역을 강화했다.

이 관리지역 안에 있는 김포 통진읍의 양돈 농가는 23일 오전 6시 40분께 어미돼지 4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이고 1마리가 임신한 상태에서 폐사했다고 방역 당국에 신고했고, 농식품부의 최종 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됐다.지난 20일 이 농가가 받았던 정밀검사 후 음성 판정이 사흘 뒤 확진으로 결과가 번복된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 농장의 돼지를 전수조사한 게 아니라 돼지 샘플을 뽑아서 조사하면서 샘플 외 개체에서 감염 사례를 놓쳤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잠복기 초기에서는 채혈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농식품부는 발병 농가와 차량 역학 관계에 있는 전국 농가에 대해서는 8마리 이상, 발생농장 10㎞ 이내 방역대에서는 16마리 이상을 샘플로 뽑아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

박 실장은 "모든 개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며 잠복기일 때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좀 더 꼼꼼하게 검사를 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