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계 미래 먹거리 '메탄 직접전환' 촉매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단원자 철' 설계…"메커니즘 규명 첫 사례"
국내 연구진이 석유화학 시장 미래 기술로 꼽히는 고효율 메탄 직접 전환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24일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에 따르면 탄소자원화연구소 김용태·김석기 박사팀은 온실가스인 메탄을 화학 원료와 수소 등으로 바꾸는 비산화 직접 전환 기술을 개발했다.

비산화 메탄 직접 전환 기술은 산소 같은 산화제 없이 메탄으로부터 화학 원료를 직접 얻는 방식이다.

경제성·안전성·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활발하게 연구 중이지만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화학연 연구진은 촉매 표면 설계를 기반으로 1천도 이상 고온에서 산화제 없이 메탄을 화학 원료로 99% 전환하는 기법을 고안했다.

핵심은 '단원자 철' 촉매다.

연구진은 실험계산화학 융합연구를 통해 촉매 표면을 최적화했다. 기존 촉매는 여러 원자가 뭉쳐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코크(coke·탄소 침전물) 등 부산물이 생기고, 불필요한 에너지가 들어간다.
새로 개발한 촉매의 경우 단원자에서 한 번씩만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부산물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도 덩달아 높아진다.

실제 연구진은 메탄으로부터 에틸렌·에탄·아세틸렌 86%와 방향족 화합물 13%를 얻었다.

화학연 김석기 박사는 "촉매 표면 성질에 따라 부산물이 억제되는 메커니즘을 밝혔다는 데에서 학술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중국 대련 화학 물리연구소에서 2014년 논문을 발표한 후 직접 재현한 사례가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용태 박사는 "미국 메릴랜드대가 2016년과 올해, 중국 측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반응기를 개발하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며 "촉매합성과 반응 활성 재현, 제조법 확립 등 실제 반응 메커니즘을 모두 밝혀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카탈리시스'(ACS Catalysis) 9월호 표지에 실렸다. 논문 1 저자인 화학연 한승주 박사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전 세계 메탄 직접 전환 기술을 이끌 수 있는 성과"라며 "국내 석유화학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