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제주상사화 추출 물질에 항염증 효과…동물실험서 확인"

양현옥 책임연구원 "고부가가치 천연물 소재 개발에 기여 기대"

한반도 자생식물인 '제주상사화' 추출물 속 성분이 항염증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으로 확인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강릉분원 천연물소재연구센터 양현옥 책임연구원팀이 제주상사화 추출물 성분(E144)에서 염증 억제 효과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학술지 '농업식품화학회지'(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8월 8일 자)에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식물 성분 중에서 항염 물질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식물은 성장을 돕거나 해충을 쫓는 다양한 화학물질을 스스로 합성하는데, 이런 물질 중에는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진통제인 아스피린과 항암제 택솔은 각각 버드나무와 주목에서 나왔고 항말라리아제 아르테미신은 개똥쑥에서 얻은 것이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 뒤 해외 천연물을 연구에 이용하기 어려워지며, 인삼이나 옻 등 한반도 자생식물에 대한 연구는 더 중요해졌다.

한반도에서 자라는 식물은 4천여 종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자생식물 중 제주상사화의 알뿌리에서 'E144'(7-Deoxy-trans-narciclasine)라는 성분을 분리해 염증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우선 미세교세포(Microglia)가 자라는 배양액에 이 물질을 넣어, 세포 속 염증 인자가 억제되는 것을 관찰했다.

미세교세포는 뇌 회백질에서 많이 보이는 세포로 뇌·신경계 염증반응과 관련이 있다. 또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쥐에 이 성분을 먹인 결과 뇌 조직 내 염증 인자가 줄어든 것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 조직에서는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제주상사화와 식물의 유효성분인 E144는 우수한 뇌 내 항염증 효능이 검증돼 퇴행성 뇌 질환의 치료 후보 물질로 개발될 가능성이 유망한 소재"라며 "이를 실제 이용하기 위해서는 임상에서의 유효성 검증 등이 이어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양현옥 책임연구원은 "한반도 자생식물인 제주상사화를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국산 고부가가치 천연물 소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퇴행성 뇌 질환 관련 의약품 개발 가능성을 찾아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