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르노삼성, 내달 7일부터 25% 감산…대규모 인력 전환배치

회사측 "잉여인력 406명
일부 감원 불가피할 것"

'생산·판매 절벽' 완성차 3社
구조조정 본격화 신호탄
지난 3월 노조 파업으로 가동을 멈춘 르노삼성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가 다음달 7일부터 부산공장 생산량을 25%가량 줄이기로 했다. 이 공장 직원(1800명)에 대한 대규모 인력 전환배치도 할 방침이다. ‘생산·판매절벽’에 내몰린 국내 완성차 3사(르노삼성·쌍용자동차·한국GM)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지 8월 26일자 A1, 6면 참조2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최근 제1차 고용안정위원회를 열고 인력 조정 방안을 논의했다. 회사 측은 다음달 7일부터 부산공장 생산량을 25%가량 줄인다는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변경하는 방안을 통해서다. 이에 따른 ‘잉여인력’ 규모는 406명이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사측은 생산량 축소와 함께 직원 수백여 명을 생산라인에 다시 배치하는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차체·도장·조립 등 전 생산라인 인력을 전환배치하고 외주 인력 배치도 조정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부 감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르노삼성은 이와 별도로 이달 2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도 받고 있다. 현재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한 직원은 수십 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앞서 400여 명의 희망퇴직 시행 계획을 노조에 제시했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2012년 감원 후 7년 만에 다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생산물량이 확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올 1~7월 9만8800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작년 같은 기간(13만9310대)보다 29.1% 줄었다. 수탁생산 중인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주문이 급감한 탓이다. 지난 3월 닛산은 위탁 물량을 연 10만 대에서 6만 대로 4만 대 줄였다. 이 차는 지난해 부산공장 생산량(21만5680대)의 절반가량(10만7251대)을 차지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르노삼성은 당초 로그 수탁생산을 최대한 연장하고, 다른 수출 모델(XM3)을 빨리 배정받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프랑스 르노 본사는 ‘묵묵부답’이다.르노삼성뿐만 아니다. 10분기 연속 적자를 낸 쌍용차는 이달 20일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안식년 제도)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129명 규모의 신규 채용 계획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노사는 22개 복지 축소 등 고강도 자구 방안에 합의했다. 업계에선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3사의 위기가 오래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