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정신병원' 콘셉트 패션쇼, 모델도 항의

/사진=아이샤 탄 존슨 인스타그램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정신병원과 환자들을 연상 시키는 패션쇼로 논란에 휩싸였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찌는 지난 2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진행한 2020 구찌 SS(봄·여름) 패션쇼에서 모델들에게 구속복을 연상 시키는 흰색 의상을 입혀 문제가 됐다. 구속복은 정신병원에서 정신 질환자 등 난폭한 사람의 행동을 제한하거나 진정시키기 위해 입히는 의상으로 알려졌다. 구찌의 구속복 패션쇼에 무대에 올랐던 모델 아이샤 탄 존스는 손바닥에 "정신건강은 패션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적어 카메라 앞에 서기도 했다.

아이샤 탄 존스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울증, 불안, 조울증,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그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구찌와 같은 주요 패션 기업이 정신병원 이미지를 패션쇼의 순간을 위한 콘셉트로 쓰는 것은 상처가 되고 둔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구찌 공식 인스타그램
또 구찌가 컨베이어 벨트에 구속복을 입은 모델들을 나오게 한 것에 대해 "악취미"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의상을 팔기 위해 이를 소품으로 쓰는 건 천박하고 부족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의 수백만 사람들을 불쾌하게 했다"고 전했다. 구찌 측은 해당 의상이 구속복이라 비판받는 의상이 '설비 기술자들의 옷'(utilitarian uniforms)이라고 해명했다.
/사진=구찌 공식 인스타그램
구찌 크레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흰 옷은 현대사회의 억압받고 조종당하는 이들을 극단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속복 같은 옷은 콜렉션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90개의 복장 중에서 흰색 설비기술자 옷을 해독하도록 디자인된 다수의 컬러풀한 옷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의상은 옷의 콘셉트를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이며 고객들에게 판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구찌 공식 인스타그램
그럼에도 구찌의 패션이 논란을 일으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찌는 지난 2월에 흑인 얼굴을 형상화한 스웨터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또 5월에는 터번과 비슷한 헤어피스를 선보여 논란이 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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