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형호재 기대 받은 '백트'…출발은 '기대 이하'

개장 첫 날부터 비트코인 하락
거래량도 미미한 수준
전문가들은 ‘긍정 전망’
지난 7월 NYSE에서 발언하는 켈리 뢰플러 백트 최고경영자(CEO). / 사진=트위터
가상화폐(암호화폐) 대형 호재로 관심을 모아온 비트코인 선물거래소 백트(Bakkt)가 지난 23일 공식 출범했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백트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만든 실물인수도(비트코인으로 결제) 방식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다. 지난해 8월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백트 설립에 대거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목을 끌었다.백트는 당초 지난해 11월 출시 예정이었지만 관계 당국 승인이 나지 않아 수 차례 출시를 지연했다가 지난 16일 뉴욕주 금융감독청(NYDFS) 승인을 받아 비로소 출시할 수 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왔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1160만원대로 백트 출범 후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백트 거래량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 23일 출범 후 현재까지 백트에서는 71비트코인(약 8억원)어치의 선물이 거래됐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의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거래량이 540억원 규모인 데 비하면 영세한 수준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백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문 분석가 조셉 영은 "백트 선물 거래량이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올해 안에 백트가 정식 출범한 것 자체가 호재다. 브로커들이 유입되면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CNBC '크립토 트레이더쇼' 호스트 랜 뉴너도 "사람들은 고작 백트 출범 첫 날부터 거래량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면서 백트가 전통 금융 영역 거대 기관(ICE)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 뉴욕주 규제를 준수했다는 점, 실제 비트코인을 사용한다는 점 등을 강점으로 언급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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