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네번째 확진 판정…유통업계 불안 '확산'

유통업계 "당장 판매가 변동은 없지만 사태 장기화 대비 중"
24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된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돼지들을 살처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24일 또다시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 양돈 농가가 이날 오전 4시경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17일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국내에 상륙한 지 일 주일여 만에 네 번째 발병이다.특히 18일 경기도 연천에 이어 전날 한강 이남 지역인 경기도 김포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온 만큼 ASF가 잠복기를 거치면서 빠르게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때문에 유통업계도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형마트 3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통 대형마트 가격은 목요일에 정해져서 그 다음주 수요일까지 이어진다"며 "다음주 가격은 내일 밤 정해지는 만큼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비축돼 있는 물량으로 영업 중이기에 판매가 변동은 없고 물량 수급에도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돈육 상품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대형마트의 경우 1∼2주일 정도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아직 판매가 변동은 없지만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추세에 따라 국내산을 수입산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돼지고기 가공을 많이 하는 식품업계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국내에 유입될 것을 대비해 미리 원재료를 비축했기 때문에 당장 생산 측면에서 큰 영향은 없다"며 "현 상황에서 판매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 대상이 아니지만 소비 위축 등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아직 회사 차원에서 당장 특별한 조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롯데푸드와 풀무원 등 다수의 식품업체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판매가 변동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이라며 "이번 주가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최대 고비인 만큼 원재료 배송 계획을 1~2주 정도 늦추는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전날 경기도 김포의 확진 판정 이후 경기, 인천, 강원 지역을 대상으로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도 다시 발령했다. 이에 따라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이 지역의 돼지 농장, 도축장, 사료 공장, 출입 차량 등의 이동이 중지된다. 이 명령을 위반하면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