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에 몸살앓는 대기업"…5700여건 피소ㆍ소송가액 13조원

CEO스코어, 30대 그룹 조사…포스코건설만 3조원 육박
국내 30대 그룹이 소송에 걸려 물어야 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이 13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공사·계약 관련 소송이 잦은 건설사를 계열 보유한 주요 그룹이 대부분 1조원 이상이었으며, 1천억원 이상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인 그룹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1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소송 내용을 밝힌 176개사의 피소 소송가액을 조사한 결과 총 13조5천734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가 무려 3조3천369억원으로,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며 30대 그룹 중 가장 많았다.삼성이 2조1천4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 두산그룹(1조4천8억원) ▲ 현대차그룹(1조3천330억원) ▲ GS그룹(1조96억원) 등도 1조원을 넘었다.

이들 5개 그룹은 모두 대형 건설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개별 기업 가운데서도 포스코건설이 2조9천241억원으로 유일하게 조 단위를 기록하며 가장 많았고, GS건설(9천758억원)과 삼성물산(9천22억원), 현대건설(8천89억 원), 대림산업(7천500억원) 등 건설사가 모두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미국계 부동산개발업체 '게일 인터내셔널' 등의 손해배상 청구 중재 피신청건만 소송가액이 2조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가액이 1천억원 이상인 그룹은 포스코, 삼성, 두산, 현대차, GS 외에 대림과 한화, 대우조선해양, 롯데, SK, LG, 농협, 금호아시아나, 현대중공업, 효성, 코오롱, LS, KT 등 모두 18곳이었다.

30대 그룹이 걸려 있는 소송 건수는 모두 5천707건에 달했다.그룹당 190건 이상의 소송에 시달리는 셈이다.

삼성이 절반 이상인 2천965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현대차그룹이 31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롯데(253건), 한화(218건), LG(208건), 포스코(207건) 등이 200건 이상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공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상당수의 기업이 피소 건수나 액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 "삼성은 삼성화재 등이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건수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이번 조사에서는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그룹은 제외됐고, 소송가액을 외화로 공시한 경우 지난 6월말 최종고시 매매 기준율을 통해 환산한 원화로 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