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교체출전 토트넘, 4부리그 콜체스터에 '승부차기 충격패'

토트넘 에릭센·모라 실축…승부차기 3-4 패배
손흥민은 후반 21분 교체투입…4번 키커로 승부차기 득점
손흥민이 후반 교체로 출전한 토트넘(잉글랜드)이 4부리그의 콜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컵대회 32강전에서 무득점에 그친 뒤 승부차기 끝에 탈락하는 망신을 당했다. 토트넘은 25일(한국시간) 영국 콜체스터의 잡서브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에서 리그2(4부리그)의 콜체스터와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비긴 뒤 연장전 없이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지난 시즌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빛나는 토트넘은 이번 시즌 컵 대회 첫 경기에서 4부리그 팀에 무릎을 꿇고 '조기 탈락'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반면 15년 만에 컵 대회 32강에 진출한 콜체스터는 '선수비 후역습' 전술이 적중하면서 대어를 낚고 16강에 올랐다. 토트넘은 콜체스터를 상대로 사실상 2군 전력을 내세웠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17살의 유망주 트로이 패럿과 20살의 젊은 수비수 자핏 탕강가에게 1부리그 데뷔 기회를 줬다.

포체티노 감독은 '골잡이' 해리 케인을 아예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가운데 손흥민, 크리스티안 에릭센, 무사 시소코, 얀 페르통언 등 주전급 선수들을 교체멤버로 벤치에 앉혔다. 패럿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루카스 모라와 델리 알리에게 2선 공격을 맡긴 토트넘은 콜체스터의 밀집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진땀을 뺐다.
전반 24분 벤 데이비스의 프리킥은 콜체스터 골대 위쪽 그물에 얹혔고, 전반 30분 페널티아크에서 때린 모라의 프리킥 역시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콜체스터는 전반전까지 '슈팅 제로'에 그칠 정도로 단단히 문을 잠갔다. 전반을 0-0으로 끝내면서 답답한 '영의 행진'이 이어지자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1분 벤치에서 대기하던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동시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수 탕강가와 교체된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출격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나서자마자 콜체스터의 왼쪽 측면을 공략하며 꽉 막혔던 공격의 숨통을 열었고, 후반 30분에는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강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었다.

밀집수비를 펼친 콜체스터는 후반 37분에야 패리스 코원홀이 팀의 첫 슈팅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후반 44분 페널티 지역 왼쪽 구석에서 손흥민이 올린 크로스를 모라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토트넘은 4분이나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까지 득점을 따내지 못해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토트넘을 외면했다.

토트넘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에릭센의 슈팅이 콜체스터의 골키퍼 딘 그레켄의 선방에 막혔다.

콜체스터 3번 키커의 실축으로 한숨을 돌리는 듯했던 토트넘은 4번 키커 손흥민의 득점에 성공했지만 콜체스터의 4번 키커 코원홀에게 실점하며 3-3 동점이 됐다.

이런 가운데 토트넘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모라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며 패배를 자초했다. 결국 토트넘은 콜체스터의 마지막 키커에게 실점하며 승부차기에서 3-4 패배를 당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