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독산성길·남양성모성지…단풍길 걷다보면 가족 힐링은 '덤'
입력
수정
지면C2
떠나요, 秋억 쌓으러경기관광공사가 가을을 맞아 가벼운 산책과 함께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오산 독산성길, 광주 남한산성, 화성 남양성모성지 등 경기도 내 단풍 명소 3곳을 추천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이들 3곳 명소의 단풍도 절정을 향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이들 명소는 단풍을 감상하며 가족들이 힐링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소개했다.
경기관광公 추천 단풍명소 3곳
○가을을 가장 먼저 맞는 ‘오산 독산성길’오산시 지곶동의 독산성길은 오산에서 가장 먼저 가을을 맞이하는 곳이다. 경기도 삼남길 제7길인 독산성길은 우뚝 솟은 독산성에서 유적지인 산성과 발전된 도시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의 기지로 왜구를 물리친 세마대와 선사시대 고인돌 유적을 지나는 역사의 길이기도 하다. 독산성길 전체보다는 독산성에서 고인돌공원까지의 구간이 추천 코스.
독산성은 숲이 우거지고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와 산책하기 좋다. 독산성 성곽에 걸친 보적사에 오르면 탁 트인 시내 전망이 압권이다. 멀리 동탄신도시와 수원 시내 등 주변 도시의 가을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걷는 동안 흘린 땀을 보상받는 멋진 풍경이다. 아담한 경내와 굽이굽이 이어지는 성곽을 천천히 따라 걸으면 세마대 산림욕장, 오산 고인돌공원까지는 야트막한 고개 하나만 넘으면 된다. 원두막 또는 산책로에서 색이 짙어가는 가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알록달록 화려한 ‘광주 남한산성’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의 남한산성은 경기도에서 손꼽히는 단풍명소다. 아름다운 풍경과 화려한 단풍이 어우러지고, 등산로와 성곽이 잘 보존돼 가을 산행을 즐기기 알맞은 곳이다. 여기에 대중교통도 편리하고 출출한 속을 달래줄 맛나는 향토 음식도 있다. 성곽의 길이가 12㎞에 달하는 남한산성에는 총 5개의 등산로를 겸한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그중 1코스는 남한산성 성곽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길이다. 산성 종로로터리를 출발해서 북문과 서문을 거쳐 남문으로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평탄해 산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가을에는 시작점인 종로로터리 바로 옆 침괘정 일대의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장관을 이룬다. 서문에서 수어장대로 향하는 길에는 굽이굽이 휘어지는 성벽 너머 풍경이 압권이다.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등을 배경으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제4코스는 가을 단풍에 특화된 길이다. 남문에서 남장대터를 지나 동문까지 이어지는 길은 눈부시게 화려한 남한산성 단풍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알록달록한 단풍 속으로 빨려드는 성곽을 좇다 보면 어느새 가을 정취에 흠뻑 빠진다.
○가을의 축복 ‘화성 남양성모성지’종교가 없더라도 무언가 절박하고 스스로 답을 찾기 어려울 때는 어디에든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럴 때 화성시 남양읍 남양성모성지는 따뜻한 위안이 돼 준다. 작은 촛불에 마음을 담고 숲으로 이어지는 기도의 길을 걸어보라. 스스로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주하는 눈부시도록 화려한 가을 단풍은 당신만을 위한 축복이다.
남양성모성지는 병인박해 때 수많은 무명의 평신도가 생명을 잃은 곳으로 세월의 흐름에 잊혀 갔다. 그러나 1991년 한국 천주교 최초의 성모 순례지로 공표되며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게 됐다. 매일 많은 신도가 찾지만 부산하지 않다. 그저 나지막이 들리는 기도 소리에 절로 숙연해지고, 잘 가꾸어진 정원과 숲이 성모의 품 같은 편안함을 줄 뿐. 경건하면서도 아늑한 곳이다. 천주교 신도가 아니라도 소풍 삼아 따스한 햇볕 속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인근에 있는 사강시장과 제부도 일대에선 제철의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대하와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