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적조 난리 속 AI 다가온다…육·해·공 방역 대전

ASF 방역 '풀 가동' 속 AI·구제역 우려…적조는 그나마 소강상태
"고강도 가축 방역 상시화하는 정부 차원 대책 마련해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면서 전국 양돈 농가와 가축 방역 당국이 초비상 상태다. 전남도도 ASF 유입을 막기 위해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2차례 태풍에도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적조 추가 피해 발생을 막는 데도 애쓰고 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출몰하는 가을에 접어들면서 그야말로 초유의 '육해공 방역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ASF 발생에 대응하기 위해 ASF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며 도내 양돈 농가 상황을 24시간 점검하고 있다. ASF 확진 농장들과 차량이 오갔던 도내 종돈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린 전남도와 지자체는 외부 유입을 막는 ASF 차단 방역과 농가 소독에 집중하고 있다.

타지역 돼지의 도내 반입을 막기 위해 시도 경계 지역에는 이동통제 초소를 설치해 돼지 이동 경로를 감시하고 거점소독시설도 도내 전 시군에서 가동 중이다.

경기지역 ASF 확진에 따른 가축 일시 이동 중지 명령 시행과 이동통제초소 운영, 거점소독시설 확대, 외국인 근로자 관리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축산농가도 양돈장 출입구부터 축사 둘레에 생석회를 살포해 차단 벨트를 구축하고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관리도 엄격하게 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가축 질병 확산을 막는 데는 신속한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강도 방역에 대한 농가와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현재 적조경보가 아직 해제되지는 않았지만 바다는 그나마 다행이다. 17호 태풍 타파가 남해안을 거쳐 지나가면서 적조 확산 방지에 그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바람과 파도가 들이닥친 태풍으로 연안 바닷물 위아래가 섞이면서 적조생물에 적합했던 해양환경 서식환경이 사라졌다.

평균 24~25도를 오르내리던 수온도 태풍 내습 이후에는 23도 이하로 낮아진 상태다.

남아 있던 적조생물은 양식장이 몰려 있는 가까운 바다에서 태풍으로 인해 먼바다로 밀려났고, 전남도와 여수시 예찰 활동에서도 태풍 이전과 같은 대규모 적조띠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 여수 해역에서 24만마리가 폐사한 이후 양식장 추가 피해도 없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수산당국의 설명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적조생물이 소강상태이긴 하지만 낮 기온이 여전히 27도까지 올라가기도 해 해양환경이 맞으면 다시 출현할 수 있어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조가 수그러들면서 바다 걱정은 좀 덜었지만, 철새가 돌아오는 계절인 가을이 시작되면서 AI 걱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남도는 ASF와 함께 고병원성 AI와 구제역 방역 대책도 시행했다.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를 AI 특별 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AI 예방 활동을 펼친다.

ASF로 인해 이미 가동 중인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 시·군 방역대책 상황실 업무에 AI 방역 업무도 더했다.

반복 발생과 밀집 사육으로 AI 위험 지역인 나주 등 11개 시·군에는 AI를 막기 위한 거점 소독시설도 가동된다.

전남도는 오리 농장 출입구부터 둘레에 생석회를 살포하고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면 방역 지역에 이동 제한 조처를 내린다.
산란계, 종계, 종오리 농장 169곳에는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점검한다.

구제역 예방을 위해 10월부터 소와 염소 등에 백신 접종도 시작한다.

전남도는 접종 한 달 후 확인검사에서 항체 양성률이 기준에 못 미치면 농가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만큼 농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전남도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하늘 바다 육지 어느 한 곳 편하지 않은 곳이 없다"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몰하는 가축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고강도 방역을 상시화하고 일상화하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