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카카오 김범수 '공시누락 1심 무죄'에 양벌규정 적용 요청

항소심 첫 공판…김 의장 측 "적용대상 아냐…무죄 유지" 주장
당국에 계열사 현황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대해 검찰이 공정거래법상 양벌 규정에 의한 처벌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검찰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이근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의장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골자로 하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2016년 당국에 계열사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당시 카카오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모든 계열사의 공시 의무를 졌으나, 5곳의 공시를 누락했다는 내용이다.김 의장이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진행된 정식 재판에서 1심은 허위 자료 제출을 용인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허위자료가 제출되지 않도록 확인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되지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이런 과실을 처벌할 조항은 없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항소한 검찰은 우선 이와 같은 1심 판단에 대해 "고의가 인정된다"며 다시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다.아울러 예비적 공소사실로 공정거래법의 '양벌규정'에 따라 김 의장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공정거래법 제70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종업원 등이 저지른 일부 위반행위에 대해 행위자 외에 해당 법인이나 개인에게도 같은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이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위반행위 중에는 허위자료 제출도 포함된다.카카오의 공시 담당 직원이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위법 행위를 한 만큼, 양벌규정을 적용해 김 의장도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영업주나 사업주가 아니다"라며 "설령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담당 직원의 위법행위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도 처벌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내달 18일 공판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양벌규정 적용과 관련한 양측의 주장을 듣기로 했다.이날 심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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