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유엔 연설서 '조건없는 북일정상회담' 의욕 재차 강조

"트럼프 대북접근 지지"…사우디 피습엔 '공격주체' 언급없이 "비열"
對韓 경제보복 불구 '격차 해소 위한 자유무역 중요' 강조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며 '중재자' 이미지 국내외 부각 시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욕을 다시 강조했다.아베 총리는 이날 일반토론 연설에서 "조건을 달지 않고 김 (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 볼 결의다(결의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핵, 미사일 문제 등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실현하는 것은 불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북미 프로세스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접근을 일본은 지지한다"며 "정상끼리 흉금을 터놓고 미래의 희망을 보면서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북한을 둘러싼 역학(구조)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은 국제 경제질서를 인질로 한 비열한 범죄"라고 비판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란을 사우디 공격의 주체로 표현하지 않았다.

그는 "이란의 하메네이 씨(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내게 핵을 갖지 않고 만들지 않으며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이란에 영리한 지혜에 기초한 행동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4일 오전에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며 '국제 갈등의 중재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도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칭하지 않은 채 "심각한 사태가 된 것을 강하게 우려한다"고 밝혔고, 로하니 대통령은 "지역의 안전보장은 이란에게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에도 이란을 전격적으로 방문하며 '중재 외교'를 시도했지만, 방문 기간 일본 관련 유조선 2척이 이란으로 추정되는 세력의 공격을 받는 바람에 '빈손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2년 이후 장기 집권 중인 아베 총리는 올해까지 7년 연속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그는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을 염두에 두고는 "유엔 설립 후 75년이 지났다.

안보리 이사회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오는 2022년 일본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베 총리는 자유무역주의를 해친다는 비판을 무시한 채 한국에 경제적 보복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이날 연설에서는 격차 해소를 위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그는 "일본은 다국간 틀과 글로벌리즘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이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체결되려 하고 있다. 빈곤에서 탈출하는 사람이 (협정 체결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