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주택협회장 "분양가 상한제 신중 기하고 소급 말아야"

"수도권-지방 양극화 심화…지방 미분양 해소 위한 세제지원 등 필요"

"미·중 무역갈등과 한·일 경제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고 수출부진 등 각종 경제지표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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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협회 김대철 회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주택 공급 감소, 집값 상승 등 부작용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2007년 9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후 일시적으로 인허가 물량이 늘었지만, 시행이 본격화된 이후 4년간은 인허가·분양물량이 꾸준히 감소했다"며 "또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집값이 내렸으나 분양가 규제가 지속되는 동안에도 집값은 꾸준히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택거래량이 줄고 전셋값이 상승한 이유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정비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상한제) 시행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적용 지역을 강남 3구 등으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소급 적용'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정부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정비사업장까지 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소급적용에 따른 사유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신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시행하는 등 절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 시장에 대해서는 "지방 미분양 주택 누적으로 일자리 감소, 연관 산업 침체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분양 누적 해소를 위해 한시적인 거래세 감면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국의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2천가구로 전체 미분양의 83%를 차지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준공후 미분양이 올해 최대 2만6천가구, 내년에는 3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경고했다. 김 회장은 "지방은 지역경제 위축과 입주 물량, 미분양 누적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등 수도권과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주택시장 전반이 장기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는 만큼 선제적인 규제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주택 및 1주택자 교체수요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양도소득세·취득세 등을 완화해 주택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비사업 침체를 막기 위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부과를 유예하고, 최대 30%까지 가능한 재개발 임대 비율 상향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도 제안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독점하고 있는 주택분양보증 업무에 대해서는 "보증업무 독점과 무리한 분양가 제한으로 수도권 주택공급에 차질을 빚고 청약시장이 과열되는 등 문제가 있다"며 "분양보증 시장을 경쟁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