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사 임단협 교섭…생산인력 조정 논의 팽팽

내달 7일부터 작업량 25% 감축…순환배치 등 두고 입장차
후속 물량 실패하면 생산량 반 토막…2교대 유지도 어려워
르노삼성차 노사가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위한 2차 실무교섭을 25일 부산공장에서 열었다.26일까지 이틀 연속 열리는 이번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인상, 격려금 지원, 추가 인력 채용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최근 경영 상황을 설명하고 부산공장 생산량 감축에 따라 현재 60대 수준인 시간당 차량 생산량(UPH)을 다음 달 7일부터 45대로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1천800명 수준인 르노삼성차 직원 가운데 400여명을 감축해야 하는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회사 측은 이달 27일까지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으나, 신청 인력이 수십명 수준에 그쳐 추가적인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이번 교섭에 앞서 고용안정위원회를 열고 생산량 축소에 따른 인력 조정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희망퇴직 결과에 따라 순환 배치나 라인 조정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다음 달 7일부터 시간당 차량 생산량을 축소하더라도 안정화 기간이 필요한 만큼 즉각적인 인원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에도 3천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지난 수년간 흑자를 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영상 위기를 직원들에게만 떠넘기는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노사 간 입장차가 팽팽히 맞서면서 올해 임단협 협상도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내년 이후 생산절벽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모두 21만대를 생산했던 부산공장은 올해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작년 10만대보다 4만대 줄어든 6만대로 쪼그라들었다.그나마도 올해 말로 계약이 종료돼 내년에는 위탁생산 물량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된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초 르노그룹으로부터 내년 출시하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의 유럽 수출용 물량을 배정받을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임단협 관련 분규가 길어지면서 지금까지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부산공장 노사분규가 심화하면 수출용 물량 배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내년 이후 생산량은 작년의 반 토막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고 현재 2교대 근무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높여 후속 물량 배정에 성공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적정 수준의 생산물량을 유지하고 공장 생산성을 꾸준히 높여야만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글로벌 생산기지로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