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선 개포 재건·성동구치소 등 알짜 부지 공급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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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만가구 공급 예정인데수도권 30만 가구 공급을 위해 서울시가 2022년까지 착공키로 한 42개 사업장 중에도 예기치 않은 변수를 만나 속도를 내지 못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푸는 방안 대신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2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5년까지 예산 총 7조9872억원을 들여 공공주택 8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2만5960가구(42개 사업지)를 2022년까지 우선 착공하기로 했다. 성동구치소(1300가구), 광운역세권·도봉성대야구장(4130가구), 수색역세권(2170가구), 동부도로사업소(2200가구), 서남물재생센터 유휴부지(2390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규모 사업장 아홉 곳도 우선 착공 대상에 올랐다.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증산동 빗물펌프장(300가구)과 연희동(300가구) 유휴부지다. 지난달 설계 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1000가구)은 최근 국제설계공모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연희·증산, 북부간선도로 세 곳뿐”이라고 말했다.
상당수는 주민 반대 부딪혀
연희·증산·북부간선 정상궤도
그러나 상당수는 지역주민 반발 등 돌발 변수를 만났다. 개포 재건(340가구)은 올해 하반기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었으나, 기존 거주민과 임대주택 지원 방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계획 수립이 내년으로 넘어갔다. 임대주택 대신 서울시 소유 토지 일부에 기존 거주민을 위한 공동체주택을 건립해 달라는 게 거주민들의 요구다. 당초 올해 착공할 예정이었던 성동구치소(1300가구)도 최근에야 공공주택 건립 방안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구치소 일부를 리모델링해 주민 지원시설로 사용하겠다는 서울시 방침에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00가구 규모인 구의 유수지는 서울시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에 막혀 사업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토지 또는 건물 등을 취득할 때는 사전에 지방의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시의회 관계자는 “유수지 상부에 주거시설을 지은 사례가 없어 안전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역세권 개발로 공급되는 공공주택도 마찬가지다. 수색역세권은 올해 하반기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시행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레일의 개발 부지 매각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공공주택(2170가구) 공급도 그만큼 뒤로 미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까지 사업계획 수립을 완료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